유튜버들 목 조르는 유튜브의 ‘노란 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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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 목 조르는 유튜브의 ‘노란 딱지’
  • 취재기자 최호중
  • 승인 2019.09.16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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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 위반한 선정적, 폭력적 콘텐츠 외 별문제 없는 영상에도 노란 딱지 남발해
청소년 어린이 유튜브 신청 많아 가이드라인 정해 제재하는 것 환영하는 의견도 있어

며칠 전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자주 보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영상을 보려던 김현지(23, 부산시 연제구) 씨는 깜짝 놀랐다. 유튜브 채널에 모든 영상이 내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신 영상 하나가 업로드되어 있었다. 이 유튜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의 모든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어 새로운 채널에서 다시 활동하겠다고 적어놓았다. 김현지 씨는 “자극적이지 않은 영상에도 노란 딱지가 전부 붙었다니 충격”이라면서 “유튜브 측에서 이런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정한(24, 부산시 동래구)씨가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유튜브를 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호중).
대학생 김정한(24, 부산시 동래구)씨가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유튜브를 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호중).

유튜버들이 말하는 ‘노란 딱지’는 무엇일까? 노란 딱지란 유튜브 약관에 위배된 콘텐츠에 붙이는 노란색 달러 아이콘을 말한다.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으면 수익 창출이 금지된다. 유튜브는 콘텐츠가 광고주 친화적이지 않거나 유튜브의 가이드라인에 위반하면 노란 딱지를 붙인다. 부적절한 영상으로 수익을 얻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고등학생 이준혁(18, 부산시 사상구) 군은 “유튜브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들이 너무 많다”면서 “유튜브가 이런 정책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에게 경고하는 것 같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콘텐츠에 붙이는 ‘노란 딱지’ 마크이다(사진: 크리에이팁).
유튜브가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콘텐츠에 붙이는 ‘노란 딱지’ 마크(사진: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노란 딱지가 정말 부적절한 영상에만 붙는 것이 아니라 논란의 소지가 전혀 없는 영상들에도 붙어 문제가 되고 있다. 몇몇 유튜버들은 유튜브 측에 직접 검토를 요청했지만 ‘해당 영상은 광고주에게 부적합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유튜브를 평소 즐겨보는 대학생 최현서(24, 부산시 금정구) 씨는 “노란 딱지의 취지는 좋지만 부적절하지 않은 영상조차 제재를 가하는 것 같아 일종의 유튜브의 갑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러다 좋은 크리에이터들이 영상을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논란의 소지가 전혀 없는 영상에도 노란 딱지가 붙는 것은 유튜브 자체 방식 때문이다. ‘유튜브 봇’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AI)의 기계적 판단으로 노란 딱지가 붙게 되는데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컴퓨터의 데이터로 인해 판단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유튜브 측은 알고리즘이 완벽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며 ‘기계자동학습 고도화’라는 해결책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취미로 유튜브를 하는 이지환(2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제대로 된 검열을 한 노란딱지 정책은 찬성한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누구나 납득할 만한 정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란 딱지가 붙은 영상이 많다고 알려진 채널은 bj 세야의 ‘세야seya’ 와 크리에이터 이환의 ‘이환’ 채널이다. 이들은 각각 75만, 9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채널이다. bj 세야와 이환은 노란 딱지로 인해 수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튜브 가이드라인을 지킨 영상조차 노란딱지가 붙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환은 영상에서 “유튜브 수익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있다”면서 “95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이 채널을 폐쇄하고 다른 채널을 만들어 영상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유튜버 이환 씨가 영상에서 자신의 콘텐츠에 노란 딱지가 붙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채널 이환 캡쳐).
유튜버 이환 씨가 영상에서 자신의 콘텐츠에 노란 딱지가 붙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채널 이환 캡쳐).

유튜브의 노란 딱지 정책이 환영받지 못하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유튜버들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광고가 포함된 영상의 조회 수가 높을수록 수익은 증가한다. 이 때문에 어느새 유튜브에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유치원생 아들을 둔 김희진(38, 부산시 연제구) 씨는 “요즘 어린아이들도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 자극적인 영상들이 너무 많다”면서 “유튜브의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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