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 카페거리, 이젠 ‘소품샵’ 고객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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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포 카페거리, 이젠 ‘소품샵’ 고객 ‘폭발’
  • 취재기자 김채민
  • 승인 2019.06.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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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쁜 제품 구경하기 좋은 곳’ 입소문 타고 유명세

부산 ‘전포 카페 거리’(전리단길)에 카페 아닌 소품샵 고객이 북적인다. 최근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제품을 파는 소품샵이 속속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소품샵은 말 그대로 소품을 파는 곳이다. 보통 엽서, 스티커, 배지, 귀걸이, 인형, 문구류를 팔고 있다. 가게마다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은 다르다.

인스타그램에 소품샵, 서면 소품샵, 전포동 소품샵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모습이다. 소품샵으로 검색했을 땐 약 32만 5천개, 서면 소품샵은 5598개, 전포동 소품샵은 2614개의 게시글이 나온다. 소품샵 자체의 인기와 전리단길 소품샵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에 소품샵, 서면 소품샵, 전포동 소품샵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모습이다. 소품샵으로 검색했을 땐 약 32만 5천개, 서면 소품샵은 5598개, 전포동 소품샵은 2614개의 게시글이 나온다. 소품샵 자체의 인기와 전리단길 소품샵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소품샵은 키덜트족과 소확행의 증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키덜트족은 키드(Kid)와 어덜트(Adult)가 합쳐진 말로 성인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말한다.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소품샵이다. 소품샵엔 키덜트족과 소확행을 즐기는 사람의 눈길을 끌만한 아기자기하고 값싼 가격대의 제품이 다양하게 있다.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의 감성을 담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다. 뉴트로는 뉴(New)+레트로(Retro)의 합성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것’이다. 디즈니 홀로그램, 엽서 등 어릴 적 봤던 애니매이션의 감성을 담은 제품이 있다. TV 속에서 보던 옛날 장난감, 캐릭터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1980년~2000년 초반에 제작돼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이런 제품들이 사람들의 향수를 건드려 추억에 젖게 하고, 옛 것의 새로운 느낌을 준다.

소품샵은 길가에 있는 곳도 있지만 골목에 숨어 있는 곳이 있다. 보물찾기를 한 듯 소품샵을 찾는 재미도 있다. 좁고 넓은 골목을 걷다보면 겉으로 보기엔 정확히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다양한 소품들이 진열돼있다. 주변의 음식점이나 카페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곳을 발견하면 소품샵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컨셉과 그에 맞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소품샵은 SNS 상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경우가 많다. 대부분 ‘독특하고 예쁜 제품을 구경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딜라이트 가게 전경(좌)과 내부(우). 복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가게 내부 사진은 2층의 일부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딜라이트 가게 전경(좌)과 내부(우). 복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가게 내부 사진은 2층의 일부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딜라이트는 분홍색인 가게 내부, 유니콘 모양 LED 간판으로 유명하다. 만화 캐릭터로 만들어진 인형, 사진, 엽서 등을 주로 팔고 있다. 가게 전체에서 톡톡 튀는 개성, 키치한 느낌이 풍긴다.

마가린 상점 가게 전경. 옛날 구멍가게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마가린 상점 가게 전경. 옛날 구멍가게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마가린 상점은 캐리커처 초상화를 그려주는 소품샵이다. 캐리커처 초상화는 1일 한정 수량으로 진행된다. 가게가 작지만 알차다. 깔끔하게 정렬돼있는 제품이 눈길을 끈다. 이곳은 소위 말하는 ‘일본 감성’의 제품이 많다. 자체 제작한 핸드폰 케이스, 에코백도 판매하고 있다.

오브젝트의 가게 전경. 기자가 방문했을 시간(오후 3시 경)엔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고 있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오브젝트의 가게 전경. 기자가 방문했을 시간(오후 3시 경)엔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고 있었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오브젝트는 베이지 계열의 차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전리단길에 위치한 소품샵 중에선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소품을 만날 수 있다. 엽서, 마스킹 테이프, 메모지 등 문구류가 가장 많이 보였다. 유튜버가 제작한 브랜드의 문구류도 있다.

별 한 스푼은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찾아갈 땐 분홍색 계단을 찾으면 된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별 한 스푼은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찾아갈 땐 분홍색 계단을 찾으면 된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별 한 스푼 내부 모습이다. 다양한 제품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주).
별 한 스푼 내부 모습이다. 다양한 제품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채민).

 

 

 

 

 

 

 

 

 

 

별 한 스푼은 2층에 위치하고 있어 간판을 잘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들어가면 작은 내부에 수많은 물건이 있어 애니매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장면 중 하울의 방이 연상되기도 한다. 하나하나 꼼꼼히 보며 맘에 드는 물건이 있는 지 찾는 재미가 있다.

최근엔 이 인기를 알려주듯 소품샵 투어까지 생겼다. 본인이 원하는 소품샵을 선택해 가보는 것이다. 여러 곳을 둘러보며 가게 특색을 느끼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다. 넓지 않은 규모의 전리단길이라 소품샵끼리 거리가 멀지 않아 손쉽게 소품샵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경성대학교 심리학과 임낭연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 소품을 사용한다고 본다. “점차 개성, 타인과 다른 자신만의 독특함이 강조되어 가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예쁜 소품들을 사고, 수집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임교수는 소품의 저렴한 금액 면이 젊은 층의 소확행에 영향을 줘 트랜드가 됐다고 분석한다. “행복은 강도(intensity)보다 빈도(frequency)가 중요하다. 즉, 소소한 행복을 빈번하게 경험하는 것이 한두번의 강력한 행복을 경험하는 것보다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비결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소학행을 즐기는 젊은 층의 현재의 트렌드는 행복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대부분의 소품샵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를 운영하고 있다. 오픈 시간, 판매하는 제품을 찾아보고 원하는 곳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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