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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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 최원경
  • 승인 2013.01.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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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생의 주식 투자 열풍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대학생의 경우, 부모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다수여서, 언제 폭락할지 모르는 주식시장의 위험을 감당하긴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k증권에서 개최한 대학생 모의투자대회에 참가한 김정민(가명, 25)씨는 대회 4주차에 3등을 한 경험이 있다. 대회로 인해 자신감이 생긴 그는 어머니께 말씀드려 1500만원을 받았다. 잘 사는 형편이 아님에도, 김씨의 어머니는 그동안 모아뒀던 목돈을 아들을 믿고 주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결국 1500만원이라는 돈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현재 그의 잔고에 남은 돈은 100만원 남짓. 그는 “1500만원이란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한순간이었다. 이런 못난 아들을 둔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으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다. 대학생이면서 공부는 안하고 왜 이 짓을 하고 있는 건지 눈물이 나고 회의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김씨 뿐만이 아니다. 대학생 정상현(가명, 24)씨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을 때, 이제까지 모아온 500만원을 가지고 소액투자에 나섰다. 정씨는 “처음에는 최소한 손해는 안보고 몇 십만 원이라도 이득을 보면서 갔는데, 최근 1~2주 사이에 완전히 무너졌다. 눈에 뭐가 씌었는지, 단기 급등 추천 주에 손을 대기 시작한 뒤로 계속 손실만 나고 있다. 대박의 꿈을 좇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 같다”며 “돈 자체를 잃은 것도 아깝지만 그것보다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나름대로 수년간 힘들게 알바하고 용돈 아껴서 모은 돈을 길바닥에 버린 기분이다. 이 시간들이 후회스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대학생의 주식투자자가 늘어남에 따라 여전히 ‘경제개념이 밝아진다’는 찬성과 ‘경제개념을 주식으로 깨우치는 건 옳지 못하다’는 반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이재호(39세) 미래에셋증권 자산관리지원 본부장은 “재물을 키우는 재(財)테크도 있지만 재능을 키우는 재(才)테크가 더 중요하다. 대학생 투자자들이 자칫 시장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지금은 알게 모르게 사회와 미래에 불안을 느끼다 보니 반사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재능과 실력을 갈고 닦으면서 언젠가 마주칠 이런 임계점을 기다리는 것도 올바른 전략의 하나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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