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 돕는 '심리적 큐레이터' 앱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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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돕는 '심리적 큐레이터' 앱 각광
  • 취재기자 양소영
  • 승인 2015.09.16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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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선곡, 화장품 선택, 음식점 서핑 도와주는 앱들도 있다

대학생 이유정(20,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최근 남자 친구를 사귀면서 화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시중에는 화장품 브랜드와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어떤 화장품을 사야할지 고민이던 이 씨는 친구에게 ‘뷰티인미’라는 스마트폰 앱을 소개 받았다. 이 앱은 매달 특정한 테마를 정해놓고 전문가가 직접 테마에 맞는 화장품들을 선택해 구성한 일명 ‘글로시 박스’를 판매하고 있다. 이 씨는 “기초 화장품을 비롯해 팩과 바디까지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을 구성해 보내준다. 무엇보다 전문가가 골라주니까 제품에 대한 신뢰감이 든다”고 말했다.

큐레이터가 박물관에서 예술품을 선별하고 전시하는 것처럼,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일반인들에게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큐레이션 서비스(curation service)’라고 한다. 큐레이션 서비스 앱은 정보가 넘쳐나는 빅데이터 시대에 어떤 선택을 할지 혼란을 겪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해서 인기를 끌고 하고 있다. 또 이 앱은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설치하면 언제 어디서나 대신 선택을 내려주기 때문에 결정장애(시빅뉴스 보도 참조: 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803)를 겪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다.

한국소비자원이 2014년 12월에 실시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한 이유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0명 중 66.4%가 ‘일일이 고를 필요가 없고 쇼핑하기에 편해서’라고 답했으며, 44.0%는 ‘전문가가 추천한 제품이라 상품 품질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큐레이션 서비스 대상은 미용이 응답자의 19.8%, 식품·간식이 19.0%, 임신·출산·육아·웨딩이 10.3%, 패션·리빙이 7.8% 순으로 나타나, 비교적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 원하는 테마를 선택하면 노래를 추천받을 수 있다(사진 출처: 엠넷뮤직 앱)

국내 음원사이트 엠넷은 작년부터 기존 모바일 앱에 큐레이션이라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용자들이 듣고 있는 음악 취향을 30분마다 분석해 비슷한 음악을 듣고 있는 다른 이용자의 재생 목록을 추천해준다. 여러 가지로 분류된 테마 중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테마를 선택하면 그에 따른 노래를 추천 받을 수도 있다. 평소 노래를 즐겨 듣는 박하영(21,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씨는 이 앱에서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잘 활용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노래를 듣고 싶을 때, 무슨 노래를 들을지 고민일 때가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면 다양한 장르와 시대의 노래를 추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음식점들을 추천해준다. 선택된 음식점은 메뉴와 가격, 위치를 알 수 있다(사진 출처: 역삼점심 앱).

직장인 정승현(33,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회사를 다니고 있다. 정 씨는 매일 직장동료들과 점심에 무슨 음식을 먹어야할지 고민했지만, ‘역삼점심’ 앱을 설치하고 나서는 걱정이 사라졌다. 이 앱은 역삼동 주변에 위치한 음식점들을 모아 오늘의 추천 집을 알려준다. 또, 원하는 음식점을 선택하면 메뉴, 가격, 위치, 사진과 같은 세부적인 내용을 보여준다. 그는 “매번 비슷한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도 뭐 먹을지 고민한다. 점심시간에 맞춰 알람을 설정해두면 알아서 메뉴를 추천해주니까 결정장애로 인한 시간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주부 윤혜림(32,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씨는 아이들 물건을 살 때 ‘맘픽’ 앱을 이용한다. 이 앱은 육아 상품 전문 앱으로 약 100개 이상의 육아 관련 쇼핑몰들을 이곳에 모았다. 이용자들의 클릭 수에 따라 제품들을 순위별로 정렬해두기 때문에, 이걸 살지 저걸 살지 고민하는 주부들은 상위에 노출된 제품을 고르면 된다. 윤 씨는 “아이들 제품도 참 다양해서 늘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할지 어려움이 많다. 결정장애가 생길 때는 그냥 이 앱에서 상위에 있는 제품을 주로 고른다”고 말했다.

‘리얼마케팅’ 사의 마케팅 담당자 김윤수 씨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는 현재 기업의 성공에서 가장 큰 핵심이며 숙제”라며 “대량의 정보, 다량의 물건으로 인해 결정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 앱은 앞으로도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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