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바이트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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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바이트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 양수정
  • 승인 2013.01.16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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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리꾼들은 ‘사르바이트' 하기에 여념이 없다. 사르바이트란 사이버와 아르바이트를 합성한 신조어로, 인터넷 내에서 시간이나 건수에 따라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을 말한다. 이 사르바이트는 게시판에 댓글을 올리거나 메일을 보내는 등 단순한 업무 내용에 비해 보수를 높이 제시해 누리꾼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이를 원하는 누리꾼들이 많아지면서 사르바이트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그로 인한 피해까지 늘어나고 있다.

요즘 가장 흔한 사르바이트는 ‘댓글 아르바이트'다. 댓글 아르바이트는 어떤 게시물이든 광고성을 띄는 댓글을 다는 행위를 일컫는다. 댓글을 다는 수만큼 돈을 받는 것이다. 이런 광고성 댓글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은 다이어트 상품 광고다. 수험생들이 많이 방문하는 교육 사이트 같은 경우엔 학생들의 글 아래 머리가 좋아지는 약을 파는 광고도 있다. 하지만 링크된 주소를 클릭하면 실제 댓글과는 다른 내용의 사이트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평소 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던 대학생 박소영(21) 씨는 평소 즐겨 찾던 사이트에서 게시글을 보다 우연히 ‘한방 다이어트로 6주 만에 시원하게 빼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홈페이지 주소가 쓰여 있는 댓글을 보게 되었다. 단번에 댓글 아르바이트라는 것은 알았지만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홈페이지의 주소를 클릭하니 5개의 성인 사이트가 한꺼번에 떴다. 댓글만으로 보기 좋게 ‘낚인' 것이다. 박 씨는 “0.5초 간격으로 5개가 파바박 뜨는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했죠. 집이니까 다행이지 PC방이나 학교였으면 어쩔 뻔 했어요”라고 말했다.

어떠한 기사나 게시물이 인터넷 내에 한 인물 또는 특정 회사에 대한 비난이 있다면 무조건 그것을 부정하고 그 인물이나 회사에 유리한 댓글을 작성해 건수만큼 수당을 받는 것도 댓글 아르바이트에 포함된다. 우리들의 자유 공개 토론장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댓글 문화가 그 본래 색깔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해 한나라당 관계자가 대선 때 당시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리한 내용의 댓글을 달게 하였다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지난 달 29일 오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했던 김용철 변호사는 실제로 삼성에서 전문적으로 댓글을 다는 ‘정규직'이 있었을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동의대학교 학생 백지연(21) 씨는 김해 내에서 발행되는 ‘벼룩시장'에서 댓글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광고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었던 백 씨는 손쉬운 댓글 아르바이트에 눈이 갔으나 위와 같은 사건들의 진실이 언론에서 밝혀진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대학생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인터넷에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백 씨는 “인터넷이 너무 무서워요”라고 말했다.

또한, 개인의 인맥이나 모르는 이들에게 글로써 영업을 하여 이득을 보는 부업도 있다. 실제로 삼보 컴퓨터는 대학생들의 로컬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PC를 구매한 사람이 주변인에게 PC 구입을 권유하여 그 사람이 PC를 구하게 되면 일정 금액을 사이버머니로 돌려주거나 상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런 부업을 ‘인터넷 다단계'라고도 말한다.

네이버 지식IN에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몇 달 전 인터넷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부업에 지원한 적이 있다. 계약서도 없이 면접만을 끝내고 나온 당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못하게 되어 그 업체에 연락을 했다. 그러나 그 업체 관계자에게 이미 그 일에 대한 구두 계약이 되었다며 초기 세팅 비용으로 든 45만원의 10%를 위약금으로 배상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저 ID와 비밀번호만을 부여받았을 뿐인데 45만원이나 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을 뿐더러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서 지식인들에게나마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글을 올렸던 것이다. 그는 그 글에서 “진짠지 가짠지 알아볼 방법이 없어서 너무 당황스러워요. 이제 전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달부터 전화를 이용한 사기, 물품대금만 챙기고 도주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사기, 회원 가입비만 챙기는 사기적인 부업알선 등 최근 성행하고 있는 사기행위의 유형 및 이에 대한 대처방법에 관한 내용을 캠페인 시작과 동시에 ‘소비자홈페이지(www.consumer.go.kr)'에 게재해 사기피해예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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