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미지는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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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미지는 굿
  • 김은옥
  • 승인 2013.01.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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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가리켜 흔히들 ‘한국 제2의 도시', ‘한국 제1의 항구 도시', ‘인구 400만의 도시'라고들 한다. 이런 호평들은 나름대로 부산의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과연 타지 사람들은 부산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을까?

전라남도 보성에 거주하는 권보경(27) 씨는 최근 부산을 찾았다가 해운대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녀는 “보성은 녹차 밭으로 유명한데요. 녹차 밭은 한철이잖아요? 해운대는 사계절 내내 너무 아름다운 곳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해운대에 놀러온 울산 시민 정기영(32) 씨는 “울산에도 바다가 있지만, 바다하면 부산, 부산하면 해운대가 최고인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의 ‘세계도시 부산에 대한 인식과 전망'이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물'로 해운대를 선택한 사람들이 조사 대상자의 29.3%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광안대교를 꼽은 조사 대상자는 20.8%였다. 그밖에, 태종대는 조사 대상자의 13.6%, 용두산공원은 조사 대상자의 10.7%가 부산의 상징물이라고 각각 응답했다.

같은 방식으로 10년 전에 실시된 조사 결과는 부산의 상징물로 갈매기를 꼽은 사람이 조사 대상자의 29.0%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도, 오륙도를 조사 대상자의 1.7%가, 동백꽃을 조사 대상자의 17.6%가, 그리고 용두산공원을 조사 대상자의 5.1%가 각각 부산의 상징물로 선택했다. 10년 동안 부산의 1등 이미지가 갈매기에서 해운대로 바뀐 것이다.

부산 시민 박병주(65) 씨는 “82년에 ‘부산갈매기'라는 노래가 히트했고, 바다하면 갈매기가 제일 먼저 떠올랐는데, 요새는 해운대나 광안리가 너무 잘 되어있으니까 바뀔 수밖에 없죠. 그래도 해운대가 부산의 상징이라니까, 부산도 알리고, 이미지도 높이고, 좋은 일 아닙니까?”라고 대답했다. 부산 상징물 1위로 부상한 해운대를 찾아오는 이유에 대해,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일태(23) 씨는 “몇 년 전에 해운대에 놀러 적이 있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 뒤로 여름이면 친구들과 해운대에 놀러오려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돈도 모아요”라고 말했다.

3월 18일자 국제신문에 따르면, 최근 센텀시티와 마린시티가 건설되는 해운대는 부산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등공신이며, 특히 고급 주거지로 부상한 마린시티는 부유층을 블랙홀처럼 흡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해운대에 이어 부산 상징물 2위를 차지한 광안대교가 있는 광안리 바닷가도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대구에 거주하는 이경미(23) 씨는 “부산에 자주 내려오는데, 해운대보다는 광안리를 많이 찾는 편이예요. 저녁에 광안대교를 건넌 적이 있는데, 정말 아름답더군요”라고 말했다.

부산은 해운대와 광안대교라는 대표적 상징물 외에도 타 지역에 비해 도시 자체의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의 ‘세계 도시 부산에 대한 인식과 전망'이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7.1%가 부산이 타 지역에 비해 브랜드의 가치가 향상되었다고 생각했다. 또한 약간 향상되었다는 의견도 응답자의 44%로 나타나, 응답자들은 전반적으로 부산이란 도시 이름에 대한 가치가 과거보다 향상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부산의 도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2006년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포항 시민 이재열(45) 씨는 부산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재열 씨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실시되는 기간에 처음 부산을 찾았는데, 사람들도 많고, 여러 행사도 하더라고요. 부산하면 바다가 떠올랐는데, 그 뒤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더 먼저 떠올라요”라고 말했다.

부산은 이렇게 매력적인 상징물과 높은 도시 브랜드 가치를 지닌 도시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산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인구를 유입하는 데 효과가 있을까? 양산에 거주하는 장준호(24) 씨는 “부산은 양산에 비해 발전된 도시이지만, 이왕 이사를 간다면 문화 시설이 더 많은 서울로 가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또한, 김해에 거주하는 윤종길(53) 씨는 부산이 좋은 도시라고 해도, 직장 문제로 부산으로 이사를 올 수 없다“고 답했다. 외지 관광객 이영학(35) 씨는 “부산은 매년 여름 해운대에 잠시 놀러가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부산발전연구원 도시정보센터에서 작성한 ‘부산이미지에 관한 연구' 보고서 중 이사를 가려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른 도시로 이사할 생각이 있는 응답자의 이사 이유로는 '직장, 사업 여건 때문'이 41.3%로 가장 많았으며, '문화 시설, 생활 편익 시설이 부족하여'가 17.4%, '자연 환경이 안 좋아서'가 9.4%, '교육 환경이 안 좋아서'가 8.7%, '교통 사정이 안 좋아서'가 8.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사 가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직장 문제가 가장 크고, 도시의 이미지나 환경은 그 다음 문제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만으로도 부산에 이사 올 수 있다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최선(32) 씨는 “부산으로 이사 오면 바다도 실컷 보고 좋을 것 같은데요? 일할 곳이 있다면, 이사 가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황순재(24) 씨는 “부산으로 취직하게 되면 꼭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또한 경주에 거주하는 이혜정(23) 씨는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후 부산에 큰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경주에 비해 많은 문화 시설이 있는 부산에서 산다면 즐거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에 맞추어, 부산시는 2008년 ‘부산의 세계도시 브랜드마케팅 개발전략'이라는 발전 방향을 세우고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산만의 독특성, 잠재력에 집중하여 도시 브랜드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산만의 도시 브랜드를 위해, 부산시는 구체적인 사례로서 항만 물류 도시 이미지, 영화 영상 도시 이미지, 국제회의 컨벤션 도시 이미지, 문화 관광 도시 이미지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부산시는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무자년 ‘쥐의 해'를 맞아 올 초 “부산경제 중흥시대”의 원년으로 선포한데 이어, ‘살기 좋은 세계도시 부산 만들기'로 시책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러한 부산시의 변화에 대해, 부산으로 관광 온 정미리(23) 씨는 “사실 도시 이미지 하면 서울만 생각이 났는데, 부산도 많이 발전하고 있더라고요. 마린시티 건설로 관심도 가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때면 해운대에서 영화 구경도 하고, 바다도 보고, 요즘 여러모로 부산에 관심이 많이 가요”라고 말했다.

부산일보 4월 22일자 보도에 의하면, 부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부산 인구 감소 문제의 직접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해도 부산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간접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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