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 아다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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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아다다>를 읽고
  • 부산광역시 김강산
  • 승인 2014.06.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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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초중고 12년의 시간을 지나 대학생이 된 지 어느새 두 달이 흘렀다. 대학생이 된 후로부터 고민이 생겼다. 그건 바로 돈! 돈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에 비해서 훨씬 많은 용돈을 받고 있음에도 매달 왜 이리도 용돈은 부족한지... 그래서 요즘 난 돈만 많으면 참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철없는 생각이 든다. 계용묵 작가의 <백치 아다다>는 이런 내 생각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주인공 아다다는 선천적으로 백치에 벙어리로 태어났다. 부모는 이런 아다다를 천덕꾸러기로 생각해 땅 한 마지기와 함께 묶어 가난한 노총각에게 시집을 보내 버린다. 처음에는 없는 살림에 땅까지 가지고 온 아다다를 사랑으로 대해주던 남편은 해가 가고 돈의 여유가 생기자, 아내를 미워하고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한다. 결국 투기를 통해 큰돈을 벌게 된 남편은 아다다를 친정으로 쫓아버린다.

하지만 친정에 와서도 그녀의 가족은 백치인 아다다에게 학대를 일삼는다. 어머니에게도 쫓겨난 아다다는 갈 곳 없이 배회하다가 평소 자신에게 친절했던 노총각 수롱이를 찾아가게 된다. 수롱이는 아다다에게 자신과 함께 결혼해 도망가자며 제안하고, 아다다는 그와 함께 마을을 떠나 신미도라는 섬에 정착하게 된다. 수롱이에게는 자신만의 땅을 가지길 소원하며 모아놨던 돈이 있었다. 수롱이는 이 돈을 꺼내 보이며 아다다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린다. 돈을 본 아다다는 전 남편이 돈이 생기자 변했던 것을 떠올린다. 결국 아다다는 고민 끝에 남편이 자는 사이에 돈을 바다에 빠트려 버린다. 뒤늦게 바다로 달려온 수롱이가 그것을 보고 물속에 뛰어들어 돈을 건지려 하나 이미 늦었다. 돈이 모두 바닷속으로 잠긴 것이다. 눈이 뒤집어진 수롱이는 아다다를 물속에 빠뜨려 죽여 버린다.

이 작품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핵심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돈’, 크게 보자면 물질적 가치다. 아다다는 비록 말은 할 줄 모르지만 물질을 싫어했고 정신적인 행복만을 추구했다. 사실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여러 사건들인 강도, 절도, 하물며 전쟁까지 결국은 그 모든 것이 정신적인 것이 아닌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일어나게 되는 일들이다.

21세기인 지금 우리는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미명 아래 사람들은 돈으로 귀신도 부릴 수 있는 것처럼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있다. 돈만 있으면 참 행복할 것 같다며 돈을 갈구하는 나 역시 다르지 않다. 나도 돈으로 행복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반성하자.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자. 우리가, 우리의 모습이 돈 때문에 변해가는 아다다의 전 남편은 아닌지, 수롱이가 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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