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전 경찰청장 "故백남기 사망은 내 책임 아니다"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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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수 전 경찰청장 "故백남기 사망은 내 책임 아니다" 발뺌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2.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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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현장 지휘 책임자는 서울경찰청 차장...당시 '빨간 우의 남성' 관련 여부 CCTV 검증도 요청" / 신예진 기자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자신은 현장 총괄책임자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사진: 더 팩트 제공).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했던 故 백남기 농민 사건의 책임자로 기소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측이 혐의를 부인했다. 구 전 청장은 현재 금융다단계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구속된 상태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구 전 청장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당시 현장 지휘 총괄 책임자는 서울경찰청 차장”이라면서 “직사 살수나 안전요원 추가 배치 등의 문제는 현장을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차장이 판단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구 전 청장은 살수차 운용과 관련해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인은 이어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지방청 상황지휘센터에서는 백남기 농민이 밧줄을 잡아당기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며 “현장을 책임진 차장이나 경비1과장 등도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사망 예견 가능성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과실치사 책임을 묻는 건 부당하다”고 억울함을 보였다.

앞서 구 전 청장 측 변호인은 지난 6월에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차장이나 본부장을 제외한 청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현장의 가장 가까운 책임 단계를 두 단계나 건너뛴 것”이라며 구 전 청장의 혐의를 부인했다.

구 전 청장 측은 이날 재판에 앞서 제출한 의견서에서 '빨간 우의 입은 남성이 피해자 얼굴 가격'이라는 내용을 적었다. 또, 사고 당시 현장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재판부에 CCTV 검증을 요청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금 사실상 가장 큰 쟁점이 CCTV 화면과 백 씨의 어느 부분을 살수했는지, 그리고 당시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여부”라며 “그걸 규명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빨간 우의 남성은 농민 백 씨가 집회 현장에서 물대포에 맞고 뒤로 넘어진 빨간 우의를 착용하고 백 씨에게 접근한 참가자를 말한다. 당시 카메라에는 빨간 우의 남자가 백 씨를 도우려는 듯한 행동을 취하는 장면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빨간 우의를 입은 이 남성이 백 씨를 공격했다는 주장을 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0월 빨간 우의 남성과 백 씨의 사망과 무관하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구 전 청장의 혐의 부인 소식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냈다. 한 네티즌은 “경찰이 살수차를 정면에서 쏜 것은 잘못이지만 이 사건을 경찰청장에게 물을 정돈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현장 지휘 총괄 책임자가 차장이라며 죄를 떠넘기는 짓은 보기가 거북하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구 전 청장의 다른 혐의인 뇌물죄를 두고 비난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구은수 청장이 잠시 불쌍하다고 여겼는데 생각해보니 뇌물을 받아먹은 적폐였다”며 “경찰청장이 이런데 누굴 믿을 수 있겠나”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편, 재판부는 내년 1월 5일 한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더 열기로 했다. 이후 재판부터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 정식 재판이 시작되면 백 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현장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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