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인' 피의자 아내 "영화 모방 살인 방법 남편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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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일가족 살인' 피의자 아내 "영화 모방 살인 방법 남편에 제안"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1.0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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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정 씨 살인공모 혐의로 구속...경찰 "친모 계좌서 1억 2000만 원 빼내 명품백 쇼핑" / 신예진 기자
용인 일가족 살해 사건 피의자 아내인 정 모씨가 7일 남편의 범행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자백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경기도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피의자 김모(35) 씨의 아내 정모(32) 씨가 남편의 범행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고 자백했다. 정 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금까지 줄곧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8일 정 씨가 남편의 범행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나 범행 계획에 대해 함구하라는 남편의 지시에 따라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7일 진행된 조사에서 “남편이 지난달 21일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23일 뉴질랜드로 출국하겠다는 계획을 얘기해 줬다”며 "사전에 범행 계획을 알고도 말리지 못해 후회한다”고 진술했다.

JTBC는 정 씨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 전날 강원도 횡성에 있는 콘도에서 영화 장면을 예로 들면서 남편에게 살해 방법을 제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정 씨는 지난 1일 뉴질랜드에서 자진 귀국한 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4일 정 씨를 김씨가 친모(55)와 이부동생(14), 계부(57)를 살해하는데 공모한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정 씨는 “남편의 범행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정 씨에게 남편이 범행 당일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고 한 통화 내역을 들이댔지만 “농담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정 씨는 그간 남편으로부터 “범행이 발각될 시 몰랐다고 하라”는 지시에 따라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경찰이 밝혔다.

정 씨는 지난달 20일 강원 횡성군의 한 콘도에서 김 씨의 범행 계획을 처음 들었다고 부산일보는 보도했다. 일정한 주거지 없이 이곳 저곳을 전전하던 김 씨 부부는 지난 8월께부터 뉴질랜드 이민을 상의했다. 정 씨는 남편 김 씨를 말렸지만 의지가 완강해 말릴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정 씨의 진술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씨 부부가 뉴질랜드 출국을 계획한 뒤 친모의 돈을 노려 범행했다고 보고 있다.

정 씨의 이러한 진술 번복이 갑자기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일 조사 당시에는 남편의 범행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했으나 이후 진행된 조사를 통해 정 씨가 남편의 범행에 대해 미리 들었다는 입장을 서서히 취해 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 씨가 모든 혐의를 자백함에 따라 수사를 마무리한 후 오는 10일께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돈을 위해 부모를 죽인 끔찍한 범죄에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한 네티즌은 “낳아서 키워준 엄마 얼굴을 보고 어떻게 죽일 생각이 들었을까”라며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 짐승 사냥도 아니고 사람이길 포기한 끔찍한 인간들”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고작 1억 때문에 두 아이들을 살인자 아이로 만든 부모... 뿌린 대로 거둘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부모를 죽이고 그 돈으로 명품 가방을 쇼핑하러 다니는 정신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살인범 손 잡고 한 집에서 살면서 죄책감에 숨은 잘 쉬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당신네들 자식이 불쌍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편 김 씨는 지난달 21일 용인시 아파트에서 친모와 이부동생을 살해한 뒤 같은 날 강원 평창군 국도 졸음쉼터에서 계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친모 계좌에서 1억 2000여 만 원을 빼내 같은 달 23일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출국에 앞서 공항 면세점에서 명품 가방과 지갑 등 450만 원 상당의 쇼핑도 한 것으로 경찰이 발표했다. 

법무부는 장남 김 씨에 대한 송환 절차를 뉴질랜드 법원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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