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경찰? 아녜요! 여러분 친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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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경찰? 아녜요! 여러분 친구예요"
  • 취재기자 이현경
  • 승인 2013.09.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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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청 포돌이 포순이 홍보단, 범죄 예방 공연 한마당
▲ 포돌이 홍보단이 두레학교에서 어린이 범죄 관련 예방 방법을 알리는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 조영은 영상기자).

“1!, 일초라도 안 보이면, 2!, 이렇게 궁금한데, 3!, 삼초는 어떻게 기다려! 이야 이야 이야 이야, 4!, 사랑해 널 사랑해!” 어린이들이 숫자를 배울 때 부르는 이른 바 ‘숫자송’이 흥겹게 강당에 울려 퍼진다. 여기는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 자리 잡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통합해서 가르치는 특수사립학교인 ‘두레학교’ 강당이다. 이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숫자송을 따라 부른다. 노래와 함께 무대 위로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캐릭터는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 부르는 만화 주인공 ‘뽀로로’도 아니고 ‘코코몬’도 아니다. 그들은 경찰청 홍보 캐릭터인 ‘포돌이’와 ‘포순이’다.

포돌이와 포순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2000년이다. 중앙 경찰청은 그해에 ‘경찰개혁 100일 작전’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청은 시민에게 위압감을 줬던 경찰 이미지를 대폭 개선하자는 의도에서 포돌이와 포순이라는 두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후 포돌이와 포순이는 각급 경찰서 간판 옆이나 경찰 홍보물에서 자주 눈에 보이게 됐다. 그런데 부산 경찰청은 포돌이를 앞세워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계획을 세웠다. 그것은 바로 포돌이를 앞세운 홍보단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것이 부산 경찰청 ‘포돌이 홍보단’이다.

포돌이 홍보단의 처음 시작은 부산역에서 귀여운 포돌이와 포순이 캐릭터를 이용하여 경찰 업무를 홍보하는 정도의 작은 활동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원수 8명에 4인조 밴드까지 갖추고 멋들어진 연주를 선보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는 동요를 부르고 노인대학에 가서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뽕짝’도 부른단다. 심지어는 빈 종이상자에서 물건이 튀어나오고 동전이 우수수 떨어지는 등 화려한 마술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이제 포돌이 홍보단은 입소문을 타면서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찾아가 경찰의 친근한 이미지를 퍼트리는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포돌이 홍보단은 이렇게 눈높이를 맞추며 유치원부터 중고등학교, 그리고 양로원과 노인 대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을 찾아다니며 연주와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포돌이 홍보단은 부산지방경찰청에 재직 중인 김영철 경위를 단장으로 8명의 의경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8명은 4인조 밴드, 마술 담당, 보컬 담당으로 역할을 나누었으며, 단원 한 명이 두세 개의 특기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도록 연마한다. 이들 중 단원들이 제대하면, 포돌이 홍보단은 그 시기에 맞춰 모집 공고를 내고 전국 오디션을 통해서 새 단원을 선발한다. 한마디로 제법 프로 수준의 공연이 가능한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모이게 된다. 이들이 공연 무대에서 자유자재로 노래와 연주, 그리고 마술쇼와 연극 공연이 가능한 데는 어려운 선발 과정도 과정이지만 공연이 없는 날 꾸준히 연습한 덕분이다. 이들은 매일매일 잡혀있는 공연 스케줄 때문에 다른 의무 경찰들처럼 시위 진압 업무를 담당하지는 않지만 연습만큼은 게을리 하지 못한다. 부산 경찰청 옆 작은 부속건물에서 합숙하는 포돌이 홍보단원들은 부산 경찰철 강당 대기실을 연습실 삼아 날마다 공연 없는 시간을 내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린다.

포돌이 홍보단에서 밴드로 활동 중인 박광현(25) 씨는 군 복무 중에도 전공을 계속 살릴 수 있는 이 홍보단에 입단하기 위해 오디션에 목숨을 걸었다고 한다. 박 씨는 “내 전공은 실용음악과지만 입대 전에 이렇게 많은 무대에 오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홍보단을 통해서 무대 실전 경험을 쌓아서 좋다”고 말했다. 홍보단의 보컬 담당 강현준(24) 씨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연습하고 공연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포돌이 홍보단의 활동은 단순이 사람들에게 즐거운 공연을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홍보단은 공연 이외에도 여러 학교나 단체를 돌아다니면서 성범죄, 학교 폭력 등 범죄 예방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횡단보도 건너는 요령, 신호등 지키기 등의 교통 안전 교육 영상물을 보여 주기도 한다. 또한 홍보단은 부산에서 김길태 사건이 터진 이후로 성범죄 예방교육을 많이 다니고 있다. 김영철 단장은 그 해부터 셀 수없이 많은 학교를 다녔다. 그곳에서 포돌이 홍보단은 학생들에게 공연뿐만 아니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영상물을 보여준다. 김영철 단장은 위험에 놓인 학생들에게 다양한 범죄 예방 요령을 전달하면서 “우리가 하는 공연이 큰 의미가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강현준(24) 씨는 최근 어린이 성범죄 예방 공연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제가 잘하는 것을 범죄 예방과 같은 좋은 곳에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포돌이 홍보단이 무대에서 학교 교사의 도움을 얻어 성교육 관련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조영은 영상기자).

연산동 두레학교에서 포돌이 홍보단의 아동 범죄 예방 공연을 본 이 학교 교사 강주희(31) 씨는 아이들에게 범죄를 예방시킬 수 있는 산교육이었다고 평가했다. 강 씨는 또한 공연을 통해서 아이들이 친숙하고 다정한 경찰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느꼈다. 강 씨는 “공연이 끝난 뒤 아이들에게 경찰관이 되고 싶은 사람 있냐고 묻자, 아이들이 너나 할 거 없이 손을 번쩍 들어 놀랬다”고 말했다.

부산 경찰청 포돌이 홍보단을 초청하고 싶은 단체나 학교는 부산경찰청 홈페이지 시민 참여마당을 클릭해서 신청서 양식을 다운 받아 전화나 팩스로 신청하면 된다. 백화점 오픈 기념회사 같이 영리 목적 행사는 초청 대상이 아니며, 오로지 교육과 공익성이 연계된 곳이면 초청이 가능하다.

김영철 단장은 포돌이 홍보단은 앞으로도 공연을 통해서 범죄 예방 활동과 경찰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포돌이 홍보단원들(사진: 부산지방경찰청 부산경찰 홍보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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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모드 2016-10-17 01:01:52
경찰이미지 개선책에 대해 고민하고있었는데
좋은 자료를 얻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정보 잘 부탁드려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