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는 전 주한 일본대사, 혐한 서적 논란

"문재인, 최악의 대통령" "위안부 강제 연행 증거 없어" 막말도 / 한유선 기자

2017-05-30     취재기자 한유선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는 제목의 책을 출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무토 전 대사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2년 2개월간 주한 일본 대사로 지낸 바 있다. 한국에서 12년 간 근무한 무토 전 대사는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외교관으로 꼽힌다. 무토 전 대사는 MB 정권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항의차 일시 귀국하기도 했다. 2013년 박근혜 정권 당시 무토 전 대사는 한일 관계에 기여한 공으로 박근혜 정부로부터 수교 훈장을 받기도 했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고쿠(悟空) 출판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무토 전 대사의 서적을 내달 1일 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책에는 무토 전 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평가했으며 “북한 위기 시기에 한국은 친북 반일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 또한 “내가 만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것밖에 머리 속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올라와 있는 해당 서적 출판사 코멘트에는 무토 전 대사가 40년간 외교관 생활 중 12년을 한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한국인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분노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 국민과 언론이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자랑했지만, 바로 다음에 선택한 대통령이 종북반일의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한국인의 잘못된 부분이 나오고 말았다”며 저자가 한탄했다고 적혀있다.

무토 전 대사의 혐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무토 전 대사는 일본의 경제 주간지 인터넷 판에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 전 주한대사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해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칼럼에는 취업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을 언급하며 자신이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작년 12월 경 무토 전 대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객관적 증거 자료로 삼기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무토 전 대사는 당시 한국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증거가 없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무토 전 대사의 혐한 서적 출간에 네티즌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일본 입장에서는 최악일 수도 있다. 그들에게 최고의 대통령은 MB아니면 박근혜였을 것”, “문재인 시대에 거칠게 반응하는 일본의 모습”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