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도 막지 못한 '한 표 행사'...전국서 순조롭게 진행

20대 '투표 인증샷,' 30·40대 '아이와 함께,' 50·60대 '투표는 국민의 의무'

2016-04-13     취재기자 정혜리

투표일인 13일 오전부터 전국에 황사비가 계속해서 내렸지만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다. 전국 253개 선거구 1만 3,837개 투표소, 부산 895개 투표소에선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비오는 날씨 때문인지 투표율은 역대 선거보다 다소 낮은 상태다.

우산을 쓰고 각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들은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투표소 바닥에는 혹시라도 유권자가 빗물에 넘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파란색 장판이 덧깔려 있었다. 투표소 안에서도 가벼운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은 37.9%로 19대 총선보다는 5.5%p 높은 수치다.

 

 

   
▲ 대연동 주민들이 본인임을 확인하고 투표명부에 서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부산 남구 투표소 몇 곳에는 중장년층 유권자가 많이 방문했다. 김진식(68, 부산시 남구) 씨는 “투표를 해야 국민 무서운 줄 안다”며 “젊은이들도 투표를 꼭 하세요”라고 당부했다. 김 씨와 함께 온 정수자(63, 부산시 남구) 씨는 “비가 와서 무릎도 아픈데… 할배가 자꾸 가자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30, 40대 유권자들은 어린 자녀의 손을 꼭 잡고 투표소를 찾기도 했다. 여섯 살 딸아이와 투표소를 찾은 최조훈(41, 부산시 남구) 씨는 “아이한테 부모가 투표하는 것도 보여줘야 될 것 같아서 데려 왔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강인재(26, 부산시 남구) 씨는 사전투표를 하지 못해서 투표 당일인 오늘 부산으로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고 밝혔다. 강 씨는 “어느 당을 찍든 20대 모두가 꼭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며 또래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대학생 이민희(23,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투표도 했고, 투표 인증샷도 곧 인스타그램에 올릴 것”이라며 손목에 찍은 도장을 보여줬다. 궂은 날씨 때문에 야외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은 잘 눈에 뜨이지는 않았지만, 손목, 손등에 ‘인증’ 도장을 찍고 투표소를 나오는 20대가 많았다.

남구의 한 투표소 관계자는 “투표용지를 가로로 말고 세로로 접으셔야 혹시 모르게 인주가 묻어서 중복투표로 처리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제대로 투표하기를 당부했다.

투표소 입출구에는 방송3사의 출구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출구조사원들이 우비를 쓰고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 다가가자 유권자들은 우산을 쓴 채 출구조사에 흔쾌히 응했다. 투표하러 온 사람이 많느냐는 질문에 남구 투표소의 한 출구조사원은 “새벽부터 많이 왔다”며 “확실히 어르신들의 투표 참여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출구조사는 한국방송협회와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로 구성된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가 주관한다.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 종료 시간인 오후 6시에 일제히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