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불똥으로 대학생들 '메뚜기 알바' 찾아 업소 전전

2018-10-06     경남 거제시 강은혜

“노력을 이기는 재능도 없고,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도 없다”는 말은 이제 다 옛날 말이 됐다. 현재 우리는 아무리 이력서를 몇십, 몇백 장 작성해도 취업이 되지 않는 시대를 맞이했다. 이런 현상이 생긴 이유는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아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취업이 안되는 걸까. 이는 지난해에 이어 2019년도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올랐기 때문이다. 전국 편의점 가맹점 협회에 따르면,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부터 점주들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지난해 463만 7000원에서 514만 2000원으로 껑충 오른다. 이렇듯 최저임금이 불과 2년 만에 27% 이상 오르게 되자, 영세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정말 죽으라는 소리냐”며 항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메뚜기 알바’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까지 나왔다. 메뚜기 알바란 영세 상인과 자영업자들이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근무시간을 잘게 쪼개게 되고,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생들이 잘게 쪼개진 시간제 알바를 구하기 위해 여러 업소들을 뛰어다니는 현상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 친구는 “최저임금도 오르고 하니까 시급은 늘어나서 좋은데, 아르바이트 자리는 갈수록 더 줄어들고 있어요. 그나마 있는 자리도 고용주가 학생들을 피크타임에만 쓰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또, 내가 아는 한 식당 주인은 “알바생의 숫자가 3분의 1 정도밖에 안돼요. 옛날엔 많았거든요. 인건비 때문에 사람을 두고 일할 수 있는 그런 흐름이 아니야. 거의가 집안 식구끼리 해요”라고 말했다.

나 역시도 아르바이트를 해 봤고 또 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경험한 바로는, 최저임금이 상승해 아르바이트 자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수습 기간을 적용해서 최저시급보다 덜 주는 곳이 많이 늘었다. 또 아르바이트 자리에 비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청년들이 더 많은 탓에 아르바이트 자리가 매우 빨리 채워져, 아르바이트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 됐다.

이렇듯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국민들의 삶이 윤택해지기는커녕 상인들, 자영업자들, 그리고 이 제도에 가장 큰 혜택을 보았어야 할 근로자까지 피해를 보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인상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는 이 같은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