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랜덤 채팅 앱'에 불건전 대화가 넘친다

서로가 익명이란 점 악용...미성년 성매매 창구 되기도

2014-12-17     취재기자 문병훈

최근 스마트폰 ‘랜덤 채팅 앱’이 성매매 등 불건전한 대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랜덤 채팅 앱은 스마트폰에서 쉽게 설치해 앱을 설치한 상대방이 누구인지 모른 상태에서 아무나와 무작위로 채팅할 수 있는 앱으로 본인 인증이 까다롭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앱 스토어에 ‘랜덤 채팅’을 치면 유사한 랜덤 채팅 앱이 수십 개가 뜬다. 이 앱들은 대개 무료이며, 최초 가입 시 이름, 나이, 지역 등을 아무렇게나 입력하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이 앱들은 입력된 이름, 나이 등의 진위를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서 미성년자들도 이 앱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이 앱이 성매매, 조건 만남, 특정 신체 부위의 사진을 요구하는 등의 불건전한 대화의 창구로 빈번히 이용되고 있다. 랜덤 채팅 앱의 본래 목적이 서로 누군지를 모르는 익명의 상태로 채팅을 나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의 대학생 박규현(22) 씨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새로운 만남을 가지고 싶어 랜덤 채팅 앱을 설치했다. 박 씨는 “채팅창을 열 때마다, 성매매의 글이 수없이 올라와 눈살을 찌푸렸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인 고등학생 김철민(18) 군도 “신분 확인 절차가 없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점 때문에 고등학생들도 많이 이용하는데, 성매매 글이 빈번해서 우리 같은 미성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랜덤 채팅 앱이 사람을 사귀는 건전한 앱이라 생각했던 고등학생 김윤지(19) 양은 미성년자로서 보기 거북한 내용들이 많아서 즉시 그 앱을 삭제하고 다시는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 채팅 앱에 와이파이로 접속하면 IP 기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불건전한 만남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추적이 불가능하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사이버 상에서 이뤄지는 각종 불건전 만남 행위를 일일이 모니터링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신고 정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