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어부지리 킴부탱에 악플 도배..."도 넘었다" 자성론

최민정 실격에 분노한 네티즌들 SNS 몰려가 악플..."불만을 심판도 아닌 선수에게 왜?" 여론 / 정인혜 기자

2018-02-15     취재기자 정인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킴부탱이 한국 누리꾼들의 항의 폭탄을 맞고 있다. 결승전 비디오 재판독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킴부탱은 레이스 후반 최민정과 신체 접촉을 했다. 이를 심판진이 최민정의 반칙으로 선언, 최민정이 실격함에 따라 킴부탱의 순위가 3위로 한 계단 올라 동메달을 땄다.

피해 당사자인 최민정이 경기 후 직접 “심판 판정이니까 어쩔 수 없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남은 세 종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용없었다. 이 경기 이후 킴부탱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에는 수천 개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킴부탱도 최민정에게 반칙을 했다고 주장하며 영어와 한글로 킴부탱의 소셜미디어 댓글창을 도배했다. 이 가운데에는 살해 협박 내용도 있었다.

킴부탱은 이후 자신의 SNS 계정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킴부탱의 안전을 위해 캐나다 경찰과 올림픽위원회 등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대중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비디오 재판독을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최민정 선수 비디오 재판독 요구’, ‘이번 500m 여자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 편파 판정’ 등 청원 인원은 많지 않지만 경기 직후부터 현재까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00m 결승과 관련한 청원글이 올라오고 있다.

답답한 것은 이해하지만, 도를 넘었다. 대다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킴부탱에 대한 동정 여론마저 일고 있다. 14일 진행된 메달 시상식에서 킴부탱은 눈물을 쏟아냈다. 일부 한국 팬들의 지나친 악플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은 “심판의 판정은 아쉽지만, 개인 SNS까지 찾아가서 악플을 남기는 것은 정말 창피한 일”이라며 “올림픽 주최 국가인데 팬들의 매너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살해 협박은 도대체 왜 하는 거냐”며 “최민정 선수의 실격은 너무나 안타깝지만, 그 현장에 있던 심판이 내린 결정인 만큼 깨끗하게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불만 있으면 심판에게 제기해야한다”, “제발 상식 벗어난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이 애들 놀이터가 됐네”, “미개한 사람들 많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