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결국 자진사퇴, 임종석 비서실장 "국민에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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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결국 자진사퇴, 임종석 비서실장 "국민에 송구"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9.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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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 "납득 어렵지만 국회 결정 존중“...야당은 "인사 참사 책임 물어야" 청와대에 공세 / 정인혜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15일 자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 후보자(사진: 더 팩트 제공).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역사관과 종교관 논란을 결국 넘지 못하고 15일 자진사퇴했다.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의견을 받은 지 나흘 만이다. 

박 후보자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 박 후보자는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통합하고 상생해 사람 중심의 더불어 잘 사는 나라로 발전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문회를 통해 이념과 신앙 검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부적격 채택을 한 국회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국회의 결정에 유감스럽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박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 창조 과학회 활동 등을 이유로 거센 사퇴 압박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구 나이가 6000년이라는 창조과학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지만 신앙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변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자신을 지명해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도 전했다. 박 후보자는 “저를 지명해 주신 대통령님과 저와 함께 해주시고 청문회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해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를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자 청와대는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 후보자께서 국회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 표시와 함께 사퇴 입장을 발표했다"며 "청와대 역시 국회 판단을 존중하고 수용하며, 앞으로 국회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인사 논란이 길어지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걱정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께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다짐의 말씀도 드린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박 후보자를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게 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키려는 전략이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어 박 후보자를 포기하는 대신 김 대법원장 후보자의 통과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이란 것.  

한편,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7월 26일 출범한 중기부는 아직까지도 수장 자리가 비어 있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넘었는데 중기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없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에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결정, 임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중기부 장관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중기부 장관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 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 해결을 위한 현장과의 소통은 물론 국무위원으로서 정치권과 적극 소통하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박성진 후보자의 낙마를 계기로 청와대 비판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거듭되는 인사 실패라며 문재인 정부 인사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인사 참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더 이상 인사 난맥에 따른 국정 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꼼꼼한 사전 검증과 함께 인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번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물어줄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바른정당도 이와 의견을 같이 했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를 여당이 앞서 반대해야 했던 웃지 못할 코미디”라며 “대통령사에 길이 남을 진짜 인사 참사”라고 비판했다.

소식을 접한 여론은 대체로 박 후보자의 결정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김주현(30, 부산시 사하구) 씨는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번 인사는 정말 아니었다”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자진해서 사퇴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쉽다는 반응도 더러 있다. 한 네티즌은 “중기부는 국내외 경험이 풍부해야 하고 경영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적임자인데, 능력 있는 분이 낙마해 아쉽다”며 “30명이 마다한 자리에 누가 다시 올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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