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이 강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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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강하다고?
  • 경성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박기철
  • 승인 2013.01.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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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강한 사람

지하철을 타다 보면 가끔 정신이 혼미해진 사람들을 봅니다. 이런 미친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혼자서 얘기를 많이 합니다. 무슨 얘기인지 들어보면 대개 다른 사람들을 불평하는 얘기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자기처럼 대단한 사람에게 왜 그리 건방지게 굴었는지 연상 씹어댑니다. 내가 누군데 감히… 남들이 듣건 말건 자기중심의 세계에 갇혀 혼잣말을 합니다. 그 미친 사람의 자존심은 매우 강합니다. 만일 옆 사람이 그렇게 떠들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화내고 대들며 길길이 날뛸 것입니다. 자존심 밖에 없는 사람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어디로 폭발할지 모릅니다. 자존심이란 그런 미친 사람조차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기의 자존심에 상처받으면 덜컥 화를 냅니다. 화를 못 참고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자존심은 강해도 남 앞에서 화를 못내는 조용한 성격이라면 속으로 화병이 납니다. 머리는 텅 비고 가진 건 불알 두 쪽 밖에 없는 사람이 자존심은 누구 못지않게 강할 수 있습니다. 원래 자존심 강한 사람은 단순·무식·과격합니다. 시끄러운 사람이건, 조용한 사람이건 간에… 자존심 강하다는 건 절대 자랑할 게 못되지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

자존심과 상대적인 비교가 가능한 말이 바로 자존감입니다. 두 단어에는 마음 心과 느낄 感의 차이만 있지만 자존심과 자존감은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전혀 다른 뉘앙스가 있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자존심이 강한 만큼 자기감정의 통제능력이 약해서 자존심에 상처받으면 걷잡을 수 없이 감정이 요동쳐서 심신을 다칩니다. 자존감은 강하다고 하지 않고 높다고 표현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중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사람이 보는 관점에서 자기의 존재감을 살피며, 자기감정의 통제능력이 강해서 자존심에 상처받더라도 자존감으로 자연치유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의 자기 존재를 귀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자기의 몸 건강을 위해 지속적인 운동, 자기의 머리 건강을 위해 지속적인 독서, 자기의 마음 건강을 위해 지속적인 수양을 합니다. 반면에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외부 세계와 자기를 단절시키며 오로지 자기만의 귀한 세계 안에서 자기가 귀한 존재라고 교만을 부립니다. 이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편집증 환자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부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존감이 높으면 주어진 여건이나 재능에 자신감을 갖고 기쁨에 젖은 삶을 삽니다.

자존심이라는 낡은 굴레

강한 자존심과 높은 자존감은 완전히 정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저도 한 때는 뭣도 없는 것이 자존심이 꽤 셌었습니다. 한마디로 자존심 만 강했죠. 그러나 생각을 달리 하여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아직 자존감이 아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하였더라도 강한 자존심이라는 낡은 굴레에서 벗어난 것을 큰 다행으로 알며 살고 있습니다. 자존심만 잔뜩 센 친구를 만나면 이렇게 타이르고 싶습니다. 강한 자존심 버리고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살게! 자존심 강한 사람이 이런 말을 들으면 또 화내겠지요. 사람은 강한 자존심보다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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