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일본 영토 가로질러 태평양에 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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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일본 영토 가로질러 태평양에 낙하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8.3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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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유엔 안보리 29일 긴급회의 / 신예진 기자
지난 29일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북태평양에 낙하시켰다. 사진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북한이 29일 미사일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뜨리는 등 새로운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이날 긴급회의를 개최해 북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가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 57분쯤 평양시 북쪽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이날 오전 6시 6분쯤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상공을 통과해 오전 6시 12분쯤 에리모미사키의 동쪽 1180㎞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는 것. 해당 미사일은 약 29분간 비행했으며 비행 거리는 2700여㎞, 최대 고도는 550여㎞라고 관계자가 밝혔다고 한국일보가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은 올해 들어 13번째, 문재인 정부 들어 9번째다. 특히 무기화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목표 지점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미사일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정상 각도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간 것으로 기록됐다.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이 미국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라고 평가하고 있다. 평양 순안에서 괌까지의 거리가 약 3390㎞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북한이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데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보도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안보실장으로부터 이 내용을 보고 받고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 20분쯤 공군은 MK84 폭탄 8발을 태백 필승 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처럼 실제 폭탄을 투하한 이번 훈련은 북한에게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한·미 외교 안보라인도 긴밀하게 움직였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허버트 맥마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각각 통화해 한·미 양국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맥마스터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한국 정부의 북한 도발 대응 조치에 대해 전폭 지지한다”고 전했으며, 틸러슨 장관은 “대화 제의를 했음에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사실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미사일이 자국 상공을 지나가자, 일본 정부는 도호쿠 지역 12개 현에 전국순간경보시스템을 발령하는 등 긴밀한 대응에 나섰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안전한 건물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피난 권고가 방송됐다. 일부 방제 센터에서는 피난을 나온 가족들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고, 40여 개 학교는 휴교하거나 등교를 늦췄으며, 신칸센과 지역 철도회사 등은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JTBC가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20여 분 만에 기자들 앞에 선 아베 일본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폭거"라며 "전례없이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도 북한을 강경하게 비난했으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도 29일 오후 늦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미국 CNN은 29일 보도했다. 유엔안보리 긴급회의 개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한국과 일본,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CNN은 덧붙였다.

직장인 한모(25) 씨는 “우리나라 상공에 미사일이 지나간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500km 상공에서 초당 3km 이상 날아가는 미사일을 땅에서 요격하는 것이 사실상 가능할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 네티즌은 이와 달리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도대체 한 달에 몇 번을 도발하는 거냐”며 “대화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김정은이 먼저 대화를 제안할 때까지 우리는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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