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풍기고 미관 해치는 부산 길거리 쓰레기, 해결책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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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풍기고 미관 해치는 부산 길거리 쓰레기, 해결책 찾나?
  • 취재기자 김수정
  • 승인 2017.08.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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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클린 비치 프로젝트' 등 시민의식 개혁 운동 선보여 / 김수정 기자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의 번화가마다 시민들이 내다버린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 컵을 비롯해 상당한 양의 쓰레기가 중심지 곳곳에 나뒹굴어 부산의 이미지를 해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부산대학교 근처에서는 가는 곳마다 테이크아웃 커피 컵이 버려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스포츠 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 해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쓰레기는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 페트병 생수 등 일회용 연질 플라스틱 포장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부산의 기초단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시민들의 도움 없이는 근본적 해법을 찾기 어려워 시민의식 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길거리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해운대 해수욕장과 부산대 앞 번화가를 다녀왔다.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가는 구남로는 한 때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로 가득했는데 의외로 깨끗해진 모습이었다. 해운대구 주민 박형철(52, 해운대구) 씨는 “구남로 정비 공사 전까지는 사실 난장판이었다. 관광객들 보기 민망할 정도로 지저분한 곳으로 기억될까 걱정됐는데 구남로를 새로 정비하고 난 이후로는 환경 미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휴가 막바지로 접어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도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에는 해수욕장 내 금지사항을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었다. 해수욕장에 쓰레기를 버리면 과태료 5만 원을 물게 돼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간이 샤워기 앞에는 커다란 분리수거통과 분류된 쓰레기들이 큰 봉투에 나뉘어 담겨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간이 샤워기 앞에는 커다란 분리수거통과 분류된 쓰레기들이 큰 봉투에 나뉘어 담겨 있었다. 해운대구의 환경미화원들이 매일 쓰레기를 수거해 모아둔 것이었다.

해수욕장의 입구에는 ‘Wave Union’이 진행하는 ‘해운대 클린 비치 프로젝트’ 부스가 설치돼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약속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에 시민들이 서약의 의미로 손도장을 찍을 수 있다. ‘Wave Union’ 측에서 디자인한 의류와 수건도 구매할 수 있다.

해수욕장의 입구에는 ‘Wave Union’이 진행하는 ‘해운대 클린 비치 프로젝트’ 부스를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약속해주세요"라는 약속의 의미로 손도장을 받는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Wave Union’은 차상현 대표와 도왕영 브랜드 매니저, 강다연 디자이너가 속해있는 단체다. 차상현 대표는 “좋은 추억을 갖게 해준 해운대가 쓰레기 문제로 인해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약 8000명의 시민에게 약속으로 손도장을 받았다”며 “어린이들이 어머니랑 약속할 때 프로젝트를 하며 감동을 했다”고 말했다. 도왕영 브랜드 매니저는 “실제로 낮에는 환경미화원들이 청소해서 쓰레기가 별로 없다. 하지만, 환경미화원들이 퇴근한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쓰레기가 많은 편이다”며 “우리가 밤 10까지 이 프로젝트를 펼친 뒤 예전보다 쓰레기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테이크아웃 컵 되가져오기’ 운동에 참여하는 매장에는 ‘눈치 보지 말고 다 마신 테이크아웃 컵 우리 카페에 버려주세요’라는 문구를 넣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정).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에도 ‘테이크아웃 컵 되가져오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다른 매장의 일회용 컵도 주변에 있는 매장에서 버릴 수 있게 하는 운동이다. 참여 매장에는 ‘눈치 보지 말고 다 마신 테이크아웃 컵 우리 카페에 버려주세요’라는 문구를 넣은 표지판을 설치하고 매달 100ℓ 종량제 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금정구의 경우 현재, 5개의 카페(더 벤티, 카페 휴 등)가 이 운동에 동참했다.

‘테이크아웃 컵 되가져오기’ 운동은 부산시에서는 금정구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금정구청 청소행정과 김귀엽 주무관은 “부산대 근처의 학생들이 거리에 아무렇게나 다 마신 테이크아웃 커피 컵을 버리고 다니면서 미관상으로나 환경적으로 좋지 않아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테이크아웃 컵 되가져오기’는 금정구청에서 부산대 주변 카페를 찾아다니며 다른 컵 자기 매장 컵 아니더라도 받을 수 있게 홍보 및 협약을 했으나 자기 매장 컵이 아니다 보니 쓰레기 거부감도 겹쳐 생각보다는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언론에서 집중 보도하고 부산시도 전국에 홍보함으로써 이 운동을 도입하는 구청들이 늘고 있다. 부산진구는 23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쓰레기 문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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