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출소 한명숙 놓고 여야 날선 공방, "정치 탄압" vs "아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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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출소 한명숙 놓고 여야 날선 공방, "정치 탄압" vs "아전인수"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8.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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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출소, "당당하게 살아갈 것"...박사모는 야유 퍼붓기도 / 신예진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23일 새벽 5시께 2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했다(사진: 더 팩트 제공).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23일 새벽 만기 출소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5시 15분께 의정부 교도소의 문턱을 넘었다. 아시아 경제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출소 직후 “2년 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드디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됐다.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출소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게 닥쳤던 큰 시련을 나의 진심을 믿고 응원해준 수많은 분들의 믿음 덕분이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사랑에 힘입어 앞으로도 당당하게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한 전 총리의 출소 현장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전해철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과 한 전 총리의 지지자 100여 명이 함께했다. 지지자들은 한 전 총리가 출소하자 꽃다발을 건네며 출소를 축하했다. 당시 축하 자리에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과 '엄마 부대'도 자리했는데 이들은 야유를 던졌다고 전해졌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경선 비용을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한 전 총리는 2015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 8000만 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고 선고 나흘 뒤 2015년 8월 24일부터 수감됐다. 그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그해 10월 경기 의정부 교도소로 이감됐다.

검찰은 2010년 한 전 대표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해 한 전 총리를 기소했으나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2심에서 다른 증거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당시 한 전 대표는 한 전 총리 재판에서 뇌물을 건네지 않았다고 기존의 발언을 뒤집어 위증 혐의를 받아 5월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를 두고 여야는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기소와 판결에 대해 최근 비판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출소 하루 전인 지난 22일 광주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추 대표는 “한명숙 전 총리의 인격과 고운 양심을 믿는다”며 “진실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의 폐단으로 사법 부정의 피해를 입었다. 사법 개혁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정치 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한명숙은 억울하고 박근혜는 당연하다는 식은 아전인수"라고 반격했다.

추 대표의 발언에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한 네티즌은 “한 전 총리는 당사자니 그렇다치더라도 집권 여당의 대표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구속된 사건에 대해 수감자를 두둔하는 발언은 좀 성급했지 않나 싶다”며 쓴소리를 뱉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말 그대로 무죄면 재심청구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사법부를 흔들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출소 후 한 전 총리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둘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한 전 총리가 지난 5월 대선 직후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에게 보낸 편지에 “봄 지나 여름 끝자락이면 세상과 만난다"며 "출소 후에는 되도록 정치와 멀리하면서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 때를 벗겨 볼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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