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김대중 길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날 것" DJ 철학 계승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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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김대중 길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날 것" DJ 철학 계승 천명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8.1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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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회서 연설...이희호 여사 등 유족· 여야 5당 대표 등 대거 참석 / 정인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앞서 이희호 여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 청와대 제공).

“아무리 먹구름이 몰려오더라도, 김대중의 길을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것으로 믿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며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금 천명했다. 김 전 대통령의 평화 철학을 대북 정책에서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김대중 대통령님이 평생 동안 걸었던 민주화와 인권, 서민 경제와 평화통일의 길을 되새기기 위해 모였다”고 말문을 연 문 대통령은 과거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던 때를 반추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인용, “‘섬에서 자라면서 그토록 원 없이 바닷바람을 맞고 바다를 바라보았지만 지금도 바다가 그렇게 좋다’는 말씀이 생각났다”며 “제가 태어난 거제도 바다, 제가 자란 부산 영도의 바다도 거기에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작은 섬 하의도에서 시작한 김대중의 삶은 목포에서 서울로, 평양으로, 세계로 이어져 마침내 하나의 길이 됐다”며 “개인적으로는 본받고 싶은 정의로운 삶의 길이고, 국가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뒤따라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의 상황을 지난 촛불 정국에 빗대기도 했다. IMF 경제 위기 사태 후 집권한 김 전 대통령의 상황이 자신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 문 대통령은 “저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각오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20년 전, 전대미문의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심정도 같았을 것”이라며 “1998년 취임 연설 중 국민의 고통을 말씀하시면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던 모습이 또렷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경제 위기 극복과 더불어 남북 관계 개선에도 막대한 공을 세웠다며 이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은 벼랑 끝 경제를 살리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햇볕 정책을 통해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개선해 나갔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 협력의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안보는 안보대로 철통같이 강화하고, 평화는 평화대로 확고하게 다지는 지혜와 결단력을 발휘했다. 이후 참여정부가 끝날 때까지 남북 간 단 한 건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평화가 지켜졌다”고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도발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외교 안보 상황이 다시 엄중해진 지금, 김대중 대통령님의 영전과 자랑스러운 민주 정부의 전통 앞에서 다짐한다”며 “김대중 대통령님이 보여주신 통일을 향한 담대한 비전과 실사구시의 정신, 안보와 평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평화를 지키는 안보를 넘어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 번영을 이뤄가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아무리 먹구름이 몰려오더라도, 한반도 역사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며 “발전하는 역사에서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항상 기억될 것”이라고 추도사를 맺었다.

문 대통령의 전직 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 아들인 홍업 홍걸 씨 등 유족이 참석했다. 또 정세균 국회의장를 비롯,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5당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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