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밟아 휴대폰 충전하는 장치가 부산 서면역에 있는 걸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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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밟아 휴대폰 충전하는 장치가 부산 서면역에 있는 걸 아시나요?
  • 취재기자 김지언
  • 승인 2017.08.16 21: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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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게임 하며 충전하는 압전 에너지 충전 시설, 시민에게 알려지지 않아 무용지물 / 김지언 기자
부산 지하철 2호선 서면역 내부에 위치한 압전 에너지 휴대폰 충전 시설. 이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부산 지하철 2호선 서면역에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휴대폰 충전 시설이 있다. 바로 압전(壓電) 에너지를 이용해 야구 게임도 즐기고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있는 구조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충전 시설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압전 에너지란 세라믹 같은 압전소자에 압력이나 진동을 가하면 전기가 생성되는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을 뜻한다. 2012년 국내 최초로 서면역에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이 설치돼 시민들의 보행으로 생기는 미활용 에너지를 압전 에너지 블록으로 모아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다.

서면역에 있는 휴대폰 충전 시설은 야구 게임을 통해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구조물이다. 압전 에너지 발판을 연속으로 강하게 밟으면 충전 표시등이 단계적으로 모두 켜지고 깜빡이게 된다. 이 결과 9회말 점수가 20점에 먼저 도달하면 승리하게 돼 이 구조물에 휴대폰을 연결해서 5분간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국내 최초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압전 에너지를 활용한 휴대폰 충전 시설은 오고 가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갔다. 서면역에서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길목에 설치된 충전 구조물은 출근길이나 퇴근길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 속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부산도시철도공사 관계자도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를 정도. 

직장인 오승현(28,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요즘에야 이런 시설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평소엔 환승하려고 빨리 걷느라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걸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시설을 잘 활용해야겠다”고 호기심을 보였다. 대학생 노현아(21, 부산시 연제구) 씨는 “간단한 야구 게임도 즐기고 휴대폰 충전도 하고 일석이조”라면서 “다음 번에 서면에 들를 때 꼭 한 번 이용해봐야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면역 대합실에는 휴대폰을 무료로 충전하는 단자를 모아놓은 구조물이 있는데 이 또한 압전 에너지를 이용한 충전 시설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서면역 개찰구 바깥쪽에는 휴대폰 무료 충전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압전 에너지를 이용한 시스템이다. 바닥에 깔려있는 압전 에너지 블록을 밟으면 전기가 모여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해 충전하는 사람을 보기 드물다.

시민 김연지(54, 부산시 남구) 씨는 “배터리가 없어서 급할 때 이용해본 적이 있는데 블록을 밟아서 만들어진 에너지로 충전하는지는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또 다른 시민 박현정(27, 부산시 수영구) 씨는 “자주 봤긴 한데 매번 쓱 보고 스쳐지나가기 일쑤였다”며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을 때 배터리가 없다면 정말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 1월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 대여 서비스인 ‘해피스팟(Happy Spot)’을 시행 중이다. 해피스팟은 지하철역에서 무인 대여기를 통해 보조 배터리를 무료로 대여하는 서비스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당시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 대여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부산도시철도공사는 반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직 예정된 바가 없다"며 대여 서비스에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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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2017-08-18 11:35:47
근데 저거 고장나있는게 더 많던데요... 그래서 이용 안하는거지 서면 오다니면서 한번도 못봤다거나 모르는건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