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석방된 임현수 목사, “캐나다 시민권자라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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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서 석방된 임현수 목사, “캐나다 시민권자라서 살았다”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8.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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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구덩이 파느라 손발에 동상이 걸렸다”...한국인 수감자 신변에 다시 관심 / 신예진 기자
2015년 북한에서 반국가 활동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임현수 목사는 지난 9일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사진은 미국 CNN이 지난 2015년 평양에서 임 목사를 만나 인터뷰했던 당시(출처: CNN 인터뷰 캡쳐).

북한에 억류됐다가 31개월 만인 지난 10일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북한 억류 생활에 대해 입을 뗐다. 임 목사는 2015년 북한에서 반국가 활동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가 지난 9일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임 목사는 현지 시간 13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 미시소거에 있는 큰빛 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 석방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예배에서 임 목사는 혹독했던 북한 생활을 공개했다. 찌는 더위의 여름과 추운 겨울할 것 없이 하루 8시간 씩 일했다는 것. 중앙일보에 따르면, 임 목사는 “언 땅을 깨고 너비 1m, 깊이 1m 짜리 구덩이를 파느라 손발에 동상이 걸렸다”며 "진흙땅이 너무 단단해 구덩이 하나를 파는 데 이틀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 저장 시설 안에서 꽁꽁 언 석탄을 쪼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임 목사는 고된 노동으로 몸이 견디지 못해 병원 생활을 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첫 1년간의 혹사에 몸이 상해 2개월간 병원에 입원했고 이 외에도 건강 악화로 세 번 더 병원에 발걸음을 했다는 것. 그는 "쉼 없이 기도했다. 여러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신께서 이겨낼 힘을 주셨다"고 당시를 전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앞서 임 목사는 2015년 1월 북한에서 인도주의 사업을 위해 나선시에서 평양으로 이동 중 체포돼 같은 해 12월 ‘국가 전복 음모’혐의로 무기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북한 검찰에 의해 처음에는 사형이 구형됐지만, 재판에서 무기 노동 교화형으로 감형 받았다.

임 목사는 이번 자신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캐나다인’이라 살아 돌아왔다는 뉘앙스의 발언도 덧붙였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임 목사의 석방을 위해 자신의 국가안보 보좌관을 직접 북한에 파견해 석방 교섭을 한 바 있다. 언론사 ‘탑뉴스’에 따르면, 그는 “한국 시민권자였으면 아마 죽었을 텐데 캐나다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죽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의 ‘다시 북한에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도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고 같은 언론이 전했다.

실제로 북한 수용소에서 외국인보다 북한 인민과 한국인에 대한 핍박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북한에는 한국인 6명과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아직 억류돼 있다. 북한은 그들의 생사조차 밝히지 않았다.

임 목사의 석방 소식에 국민들은 천만다행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임 목사가 애초에 ‘북한행’을 선택한 것이 잘못이라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김모 씨는 “북한은 누구나 알다시피 선한 마음으로 도우려는 사람도 트집잡아 가두는 곳”이라며 “목숨을 담보하고 입북하는 것 아니겠냐”는 부정적인 입장을 비쳤다. 한 네티즌은 “임 목사를 보고도 북한에 가는 사람 또 있겠지. 신변 이상 있어도 북한 탓하면 안된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와 다르게 임 목사의 북한 왕래를 높이 사는 목소리도 있다. 교인 박모 씨는 “임현수 목사가 무엇 때문에 죽음까지도 각오하고 북한을 왕래했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며 “임 목사는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용기낸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북한 주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제 2의 임 목사 같은 분이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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