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여성 비하 사각지대인 인터넷 1인 방송...살해 협박도 예사
상태바
성폭력·여성 비하 사각지대인 인터넷 1인 방송...살해 협박도 예사
  • 취재기자 김지언
  • 승인 2017.08.14 06:03
  • 댓글 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성 비하한 여성 BJ 죽이겠다" 찾아다니는 장면도 버젓이 방송...네티즌들, "단속 시급" / 김지언 기자
1인 인터넷방송 BJ 박모 씨가 유튜브에 게재한 '브라질리언 왁싱 체험' 영상 썸네일(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평소 인터넷방송을 즐겨보는 대학생 장민우(26, 부산시 동구) 씨는 매번 봐도 전혀 적응이 되지 않는 문화가 있다. 이는 바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농담이다. 장 씨는 “여자 BJ가 방송하는 곳에는 언어 성희롱을 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며 “심지어는 남자 BJ의 방송에서도 여자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여기가 어떠네’, ‘저기가 좋네’ 등 한마디씩 하는데 이런 건 진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최근 인터넷방송 BJ의 여성과 관련한 잘못된 행태가 연이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분노를 사고 있다. 이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가 하면 페미니스트 여성에게 살인 예고를 하는 등 여성을 향한 폭력적 언행을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흘렀는데도 여성을 바라보는 일부의 시각은 여전히 수준 이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5일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왁싱숍 여주인 살해사건의 살인범 배모 씨는 “한 인터넷방송 BJ의 방송 영상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피의자가 시청한 영상에서 해당 방송 BJ 박모 씨는 왁싱샵에 가는 길을 비춰주면서 ‘여자 혼자 외진 골목에서 영업한다’고 발언하고 여자 왁싱사를 ‘미녀 왁싱사’로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시청자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동조하며 성적인 희롱을 일삼았다. 방송이 끝난 뒤 유튜브에 게재한 녹화 영상에는 ‘브라질리언 왁싱 중 섰다’는 문구를 적어 시청자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했다.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BJ 김모 씨는 페미니즘 성향의 여성 BJ를 향해 살해를 선언한 뒤 찾아가는 방송을 진행했다(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어 지난 10일에는 또 다른 인터넷방송 BJ 김모 씨가 ‘갓건배’라는 닉네임의 여성 BJ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뒤 추측한 주소로 그를 직접 찾아가는 방송을 진행해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갓건배는 게임에 관련된 방송을 하는 여성 BJ로 평소 ‘페미니즘’ 성향이 짙은 발언을 자주 해 ‘남성 혐오 BJ’로 알려져 있다. 평소 게임 상에서 남성이 여성을 향해 비하 발언을 하거나 성희롱을 하며 멸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갓건배는 상대방의 잘못이나 행동을 반대로 뒤집어 보여주는 방식인 ‘미러링(mirroring)’을 토대로 남성 비하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BJ가 갓건배를 상대로 살인 예고를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경찰청이 발간한 ‘2016 범죄통계’를 살펴보면, 피해자가 여성인 폭력 범죄 건수는 지난해 10만 1320건으로 2015년보다 3325건이나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진행한 ‘여성 혐오 문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여성 혐오는 존재하며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문항에는 74.6%가 동의한다는 응답을 내놨다. 또, ‘여성에 대한 반감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질문에는 78%가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여성 비하나 혐오 등이 키워낸 현상을 지켜보는 여성들의 마음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대학생 이모(22) 씨는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존재라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마초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어서 아무렇지 않게 여성을 향한 소리 없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직장인 김모(30) 씨도 “남자가 여자한테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건 괜찮고 여자가 남자들을 희롱하면 맞아 죽을 짓이냐”며 “일부 남자들이 한 발언과 행동 때문에 여자들이 얼마나 수치스러웠을지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고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BJ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성을 죽이겠다고 선언한 뒤 도시를 활보하는 장면이 몇 시간 동안이나 송출됐지만 겨우 범칙금 5만 원을 받은 것에 그쳤다”며 “한국에서 여성은 남자 때문에 죽거나 살아서 벌벌 떨거나 둘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현상을 지켜보는 남성들의 입장도 극명하게 갈린다. 직장인 오모(36) 씨는 “죽이겠다고 협박한 BJ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던 2000여 명의 사람들 중 말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며 “예비 살인마의 방송을 오히려 응원하며 금전적으로 후원해 주는 모습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황당함을 드러냈다. 또 다른 직장인 안모(28) 씨도 “같은 남자로서 두 사건 모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평등한 사회에서 성별에 따라 차별한다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대학생 정모(24) 씨는 “방송에서 좀 선정적으로 농담한 게 뭐가 그렇게 잘못이냐”며 “선정적인 멘트를 날리고 자극적인 이미지나 문구를 썼다고 해서 범인과 다름없는 취급을 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고 불만스러워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27) 씨도 “요즘 자꾸 자신을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면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발 그만하라”고 반발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17-08-14 11:21:28
아주아주 편향적이네요~~~~~ 부모살해협박, 미성년자 성희롱, 6.25참전자 비하발언한 갓건배는 왜곡된 성문화를 비판하는 운동가죠 암~?

듣보잡뉴스 2017-08-14 16:17:17
편파적 기사 오져버리구요ㅋㅋㅋ갓건배 만행은 그냥 쏙 빼버렸네;
살해협박 당해도 쌀 정도인데..뉴스창에 갑자기 이런 듣보잡 언론사 뉴스가 뜨길래 뭐지하고 온게 후회된다;

사람 2017-08-14 16:29:34
갓건배의 만행은 제외하고 글썼네 당신들도 똑같은거같음

312 2017-08-14 10:39:55
기자 메갈이네 갓건배는 중학생 성희롱하고 부모 죽인다고 했는데 그걸 옹호하고 남자 잘못만 적었네 이딴 뉴스채널은 폐쇄시켜야됨 적폐들 ㅋㅋㅋ

너무하내 2017-08-14 12:07:04
최소한의 인간적으로 생각해주세요.
반대로 갓건배 같은 커뮤니티 를 남성이 똑같이 여성을 비하와 성희롱을 방송을 해도
묵인 하실 것인지 참 궁금하내요
한쪽으로 진실이 왜곡되는 기사는 너무 불공평하내요
싹다 유튜브 영구정지를 먹이면 해결되는 것을 한쪽 편만 들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