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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여성만의 임무?...‘독박 육아’에 엄마들이 뿔났다부산시,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프로젝트 영상 10일부터 순차적 공개 / 김지언 기자
'독박 육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느라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처지를 화투 용어인 ‘독박’에 빗대어 표현하는 풍조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맞벌이를 해도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쉽게 바뀌지 않은데다 남성들이 육아에 무관심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독박 육아’란 남편이나 아내, 가족 등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육아를 도맡아 하는 것을 뜻한다. 육아의 모든 책임을 ‘혼자서 뒤집어썼다’는 말이다. 이에 관한 책도 이미 여러 권 나올 정도로 독박 육아 현상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부 김보람(30, 부산시 수영구) 씨는 “돌이 갓 지난 아들을 키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아직 뭘 잘 모르는 아이가 아무거나 주워 먹거나 탁자 모서리 같은 뾰족한 곳에 부딪혀 다칠까봐 온종일 아이 뒤를 쫓아다닌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직장인 황세진(32, 부산시 강서구) 씨도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빨래하랴 설거지하랴 애 보랴 잠시도 쉴 틈이 없는데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남편은 TV 보고 친구랑 통화하고 자기하고 싶은 거 다 한다”며 “나 혼자 아기 낳고 나 혼자 키우는 건가 싶어 얄밉고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육아를 전담하는 주부들은 자고 싶을 때 잘 수 없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없다는 게 '독박 육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주부들 사이에는 ‘육아에는 퇴근이 없다’는 말도 돌고 있다. 주부 김지영(32, 부산시 동래구)는 "아이가 깨어 있는 동안에는 물론이고 자다가 언제 일어나 칭얼댈지 몰라 늘 불안하다"며 "아이 키우는 부담 때문에 우울증이라고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2015년 기준으로 통계청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맞벌이 부부의 하루 육아 등 가사노동 시간은 여성이 3시간 13분, 남성이 41분으로 여성이 5배가량 많았다. 여성 외벌이 가구도 여성이 2시간 39분, 남성은 1시간 39분으로 역시 여성의 노동 시간이 더 많았다.

한국과 달리 외국의 경우 남녀가 가사노동 시간을 적절하게 분담하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남성은 2시간 11분, 여성은 3시간 25분, 스웨덴은 남성이 2시간 24분, 여성은 3시간 22분을 기록했으며, 독일은 남성 2시간 21분, 여성 3시간 55분으로 상호간 비슷한 노동 시간을 유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혼을 하고도 임신을 꺼리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한 지 2개월 차에 접어든 새댁 이현정(28, 서울시 용산구) 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좋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데 아이가 생기면 어쩔 수 없이 휴직을 해야 하니까 아이가 들어서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미혼인 대학생 유현지(24, 대구시 중구) 씨도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독박 육아의 현실이 크게 와 닿고 실제로도 그럴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결혼조차도 꺼려진다”고 말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첫째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이 둘째를 포기하는 주요 이유로는 ‘자아 성취, 여가 등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11.1%, ‘일과 가정의 양립이 너무 힘들다’는 대답이 10.7%를 기록했다. 실제 2015년 통계청 지역별 고용 조사에서는 경력 단절 여성 중 30%가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부산시는 10일부터 ‘아빠 육아 친해지기’ 프로젝트 영상을 시리즈로 제작해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통해 공개한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학습 능력과 사회성도 높아지며 엄마에게서만 사랑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 아빠 육아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나섰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7일 양성평등 주간 기념식 축사를 통해 “남성이 가사를 훨씬 더 많이 분담해야 한다”며 “남성의 육아 휴직을 활성화하도록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는 물론 민간기업도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취재기자 김지언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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