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년경찰’을 보고 나면 친구와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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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청년경찰’을 보고 나면 친구와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 부산광역시 황혜리
  • 승인 2017.08.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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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 황혜리

여기 두 명의 친구가 있다. 한 명은 의욕 충만 행동파, 한마디로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친구 기준(박서준 분)이고, 또 다른 한 명은 과학고 출신의 이론 백단 두뇌파, 머리만큼은 누구보다 우수한 친구 희열(강하늘 분)이다. 그들은 경찰대학 입학생으로 첫 만남을 가진다. 이렇게 시작하는 두 명의 경찰대 학생을 그린 이 버디 영화는 최근 <택시운전사>의 인기를 바짝 쫓고 있는 <청년경찰>이다.

영화 <청년경찰>이 스틸 컷(사진: 네이버 영화)

기준과 희열은 직접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둘만의 비밀훈련에 돌입한다. 경찰이 아닌 경찰대 학생의 신분이지만 납치된 여성을 구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극 초반의 어리버리한 모습의 기준이 근육을 키우며 훈련하는 장면은 압권이다.곡절 있는 계기로 절친이 된 두 사람은 한 여성이 골목에서 납치되는 것을 목격한다. 그들은 재빨리 경찰에 신고하지만, 상사가 명령한 사건을 해결하느라 바쁜 경찰은 그들의 신고를 무시한다. 실망감과 더불어 마음이 조급해진 두 사람은 경찰을 대신하여 경찰대에서 배우고 있는 이론을 총 동원해 그들만의 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 납치 사건인 줄 알았던 사건이 사실은 큰 범죄와 연관된 대형 사건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음에도 최선을 다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두 사람의 모습은 몹시 흥미진진하다. 급기야 납치 사건에 휘말린 기준과 희열은 위험한 상황을 맞는다. 범죄 조직에게 잡혀 자칫 잘못하면 장기매매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한다. 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두 사람은 서울 대림동 한복판에서 목숨을 건 전력질주를 시작한다.

극 중 기준은 “너 오늘 (시험에서) 내가 수사의 3요소 뭐라고 쓴 줄 아냐? 열정, 집념, 그리고 진심!”이라고 말한다. 이건 정답이 아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정답은 피해자 중심 수사, 물품 중심 수사. 현장 중심 수사다. 그런데 기준의 말처럼 현실 경찰 세계에서 필요한 것은 교과서적인 정답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의의 실천이며, 그게 바로 열정, 집념, 그리고 진심임을 관객들은 영화 내내 실감하게 된다.

그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모두가 나서서 말리더라도 기준과 희열은 열정, 집념, 그리고 진심. 이 세 가지만을 가지고 본인들도 모르게 세상의 정의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엉성해 보이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조합이 되어 가는 두 주인공이다. 영화 초반, 두 사람은 죄충우돌한다. 절대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일만 생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은 절친이 되어간다. 그 이유는 각자의 다른 성격이 상대의 결점을 보완해주는 인간적 상호작용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은 이들처럼 부대낄수록 가까워져야 한다. 현실 세계는 같이 지낼수록 적과 원수만 쌓이지만. 

꿈도, 미래도, 의욕도 없던 두 청년이 펼치는 이야기는 꿈을 찾는 청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현실의 높은 벽은 높고 넘기 어려워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넘지 못하면 벽은 돌파하면 된다. 기성세대가 외면해도 청춘들은 사회를 지킨다는 순수함, 그리고 서로를 믿고 서로 힘이 되는 버디 간 우정을 유쾌하게 그러낸 영화다. 재미있다. 그리고 영화 후에는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소주 한 잔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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