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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와 트럼프의 과잉 선전포고/ 칼럼니스트 윤삼수
  • 칼럼니스트 윤삼수
  • 승인 2017.07.3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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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윤삼수

한미 간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미 대선 때 한국이 방위비 부담을 상당하게 증가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보가 취약한 한국을 상대로 인기몰이를 했었다. 세계 최대 강국 대통령 후보치고 옹색한 모습이었다.

미국의 국제 통상 교섭을 담당하는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2일 우리 나라에 서한을 보내 "30일 이내 워싱턴 DC에서 한미 FTA 공동위 개최를 희망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이에 대한 답신으로 "정부 조직 개편 절차 완료 후 열자"며 "공동위에서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고 역 제안했다. 그러자 미국 무역대표부가 25일 한미 FTA 개정과 관련한 공동위원회를 서울에서 열자는 산업부의 공식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한미 FTA 협상을 위한 장소를 놓고 힘겨루기를 했었다.

트럼프는 미국 수출품에 대한 한국의 무역 장벽 완화,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한미 FTA 일부 개정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한미 FTA 재협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프랑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비공개를 전제로 한국과 '재협상'(renegotiating)을 통해 끔찍한 거래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자, 백악관은 즉각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백악관이 배포한 전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도 나쁜 거래(bad deal)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막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있지만 무역에서 한 해에 400억 달러를 잃고 있다"며 "거래가 막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와 교역에서 139억 달러 정도 적자다. 1997년에 미국 전체 무역 적자가 1000억 불 수준이었고 지금은 7500억 불이다.

미국 무역 적자는 미국 경제 구조 자체가 저축보다는 투자가 많고 생산보다는 소비가 많은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무역에서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7500억 불 적자 중 중국과의 적자가 3500억 불로 가장 크다. 독일이 650억 불, 일본이 700억불 수준이다.

우리와는 상품 교역에서 미국이 258억 불 적자다. 그러나 서비스 수지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119억 불 정도 적자를 보고 있어서 미국이 합계 139억 불 정도 적자다. 미국의 전체 교역 적자 중 우리의 비중은 그렇게 크다고 볼 수 없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치층이 쇄락한 공업도시 지역임을 감안해 자동차와 철강 분야 상품 수지 개선에 집착하고 있으나 농업, 축산업, 지식재산권, 환경 관련 산업 등은 미국에 유리한 조항이 많다.

미 의회에는 한미 FTA 개정을 원하지 않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 의회 재무위원장 등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오린 해치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과 재무위 소속 론 와이든 상원의원, 케빈 브랜디 하원 세입위원장과 세입위 소속 리처드 닐 하원의원은 17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에게 한미 FTA 협상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한미 FTA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전략적 관여의 핵심 초석"이라며 "한미 간 강력한 경제적 관계를 보존하고 강화하는 것은 오늘날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와 관련해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무역 수지 개선이라는 편협한 미국 우선주의에 사로잡혀 외교적 가치와 동맹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을 의회 차원에서 짚고 넘어간 것이다.

또 의원들은 "한미 FTA가 체결 당시부터 단순한 경제 협정의 의미를 넘어 혈맹간 전략적 이해를 담으려고 노력했던 경제 동맹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상·하원 의원 4명은 특히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향해 "한국 측과 만나기 전부터 의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미국의 법과 관행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관련 문제에 대한 모든 논의를 의회와 사전에 협의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요구했다.

무역 적자가 과연 한미 FTA 때문이냐. 따져보면, 미국도 우리와 똑같이 혜택을 봤다. 미국 USTR이 내놓은 공식 무역 장벽 보고서에는 한미 FTA로 미국의 대한 교역에 상당한 정도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한미 FTA 폐기가 가능할까? 논리적으로는 가능해도 현실적으로는 일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약소국이지만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 13위, 교역으로는 세계 7위다. 우리의 몸집도 커져 있다.

한미 FTA 개정 시 당부하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미국이 먼저 개정을 요청했으니 협상 장소는 서울을 고집해야 한다. 지난 한미 FTA가 발효되기 전 협상 과정에서도 장소 문제로 많이 싸웠다. 미국은 안방인 워싱턴 DC에서 하자고 했지만 우리는 좀 더 거리가 떨어진 메릴랜드에서 하자고 다퉜다. 우리가 보따리를 싸서 가니 그들도 싸서 오라는 논리였다. 싸움이 벌어지는데 상대 안방은 불리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지금 여당은 한미 FTA 때 반대를 했던 역사를 갖고 있다. 미국도 이점을 잘 알고있다. 이점을 강조해 압박해도 좋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FTA 효과 조사’를 역제안한 것은 잘 대응한 것으로 본다.

셋째는 2015년 기준 대미 무역 흑자는 258억 달러이나 서비스 수지를 감안하면 흑자는139억 달러로 줄고, 여기에 미국산 무기 수입액 80억 불을 감안하면 실제 흑자 규모는 50억 불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넷째는 국내 신차 시장 규모가 160만대인데 25만대는 수입차이고 이중 미국 자동차는 2만대에 불과하다. 한미 FTA 발효 이전에는 7000대였다. 한미 FTA 발효 전 2010~2011년 추가 협정을 하면서 미국 측 요구를 들어준 부분이 효과가 있었다. 미국은 미국 차 수입이 적다고 불만이다. 한국민들은 유럽차를 선호한다. 미국 차를 더 잘 만들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이다. 정부가 애국심에 호소할 있이 아니다.

다섯째로 한국 젊은이의 미국 취업을 요구해야한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들어 수많은 우리 유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미국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도 취직은커녕 인턴도 경험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강력히 요구해야한다.

마지막으로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차례 한미 FTA 체결 과정을 제대로 알고 있고, 미국에 대한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협상에 나서는 당사자는 엄청난 부담을 안고 테이블에 앉는다. 협상팀은 국익에 맞지 않으면 깰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정부도 협상팀에게 모든 전권을 줘야한다.

여름을 주명이라한다. 이는 夏爲朱明 氣赤而光明(하위주명 기적이광명), 즉, '여름을 주명이라 하니 대기는 빨갛고 빛은 밝다'는 의미다. 

무척 더운 여름, 시원한 협상 소식을 기대한다.

힘내라. 대한민국!

칼럼니스트 윤삼수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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