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라 춤도 OK" 대학가 '감성주점' 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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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라 춤도 OK" 대학가 '감성주점' 성업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3.06.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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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남녀가 부담없이 즐겨...노골적 신체접촉도

빠른 리듬의 비트 음악이 끝나고 흐느적거리는 발라드 음악이 시작된다. 홀 구석 한 테이블에서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던 한 여대생이 갑자기 스테이지에 나와 옷을 하나둘 씩 벗기 시작한다. 얇은 브라우스와 치마를 벗어 손가락에 걸고 빙빙돌리더니 저멀리 던져버린다. 그리고 결국 브래지어 끈마저 풀어제친다. 남은 것은 속옷 한 장. 그런 상태로 음악 선율을 따라 골반을 흔든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테이블의 한 남학생, 자신도 씩씩하게 옷을 벗더니 스테이지로 오른다. 그 역시 속옷 한 장만 걸쳤다. 거의 전라의 두 남녀는 곡이 끝날때 까지 서로 몸을 비비며 춤을 췄다. 그리고...

요즘 부산의 대학가 젊은이들의 거리에는 술 마시면서 낯선 이성과 ‘야하게’ 놀 수 있는 신종 주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주점이라 하지만 단지 춤추고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다. 이성과 만나 낯이 뜨거울 정도의 스킨쉽을 하거나 취기에 흥이 오르면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 없이 스스로 옷을 벗어 반라가 되기도 한다.

이들 야한 술집들은 규모나 영업 방식에 따라 '클럽,' '감성주점', '라운지 바' 등으로 불리는데, 젊은이들은 일반적으로 이들 전체를 묶어 '감성주점'으로 부르고 있다. 또 각 명칭을 섞어 '감성 클럽,' '라운지 주점,' 라운지 클럽'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름이야 어떻든, 이 같은 술집들은 대학생이나 20대 후반 사회 초년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요새 20대 치고 그런 야한 술집에 안 가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클럽, 감성주점, 라운지 바는 비슷한 형태의 젊은이 전용 술집이지만 조금씩 그 형태가 다르다. 우선 클럽은 소규모 젊은이 전용 나이트 클럽 같은 곳으로, 술을 마시며 춤을 출 수 있으며, 술 마시는 좌석과 춤추는 스테이지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반면에, 라운지 바와 감성주점은 술좌석은 있으나 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없어 좌석 사이를 춤추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그리고 클럽과 라운지 바는 맥주, 보드카, 양주를 취급해서 비용이 좀 드는 편이나, 술을 원하지 않으면 입장료만 내고 춤만 출 수 있어, 대학생들에게 크게 부담이 안 될 수도 있다. 반면에, 감성주점은 맥주와 소주를 주로 판매해서 일반 주점과 시끄런 음악과 춤추는 것만 빼고는 분위기나 비용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 클럽에서 여성이 술에 취해 옷을 벗고 춤을 추자 한 남성이 여성의 몸을 더듬으며 함께 춤을 추고 있다(출처: 페이스북).

이런 소소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신종 젊은이 전용 술집들은 이성간의 만남이 자유롭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인들이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를 통해 부킹을 한다면, 이곳들에서는 남녀 누구를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이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남자 대학생 임모(21) 씨는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감성주점에 간다. 그 곳에선 여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들과 감성주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그날 하루 같이 술 마시고 논다. 여자들도 같은 목적으로 오기 때문에 같이 놀자고 하면 무조건 여자를 만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만나서 즐겁게 논 여자들이 부지기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그가 지금까지 연락하는 여자는 거의 없다고 한다.

여자 회사원 손모(24) 씨도 가끔 감성주점에 간다. 그녀에 따르면,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대부분 합석 제의를 하게 되고, 어떤 날에는 하룻밤에 10명이 넘는 남자들로부터 같이 놀자는 제의를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녀는 감성주점에 가는 이유를 확실히 말한다. "남자들이랑 재밌게 놀 수 있고, 공짜로 술을 얻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남녀가 가볍게 만나는 것은 성인이나 젊은이들이나 대부분 나이트클럽의 부킹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요즘의 대학가 신종 주점들에서는 웨이터를 거치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자신이 원하는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폭발적이다. 그래서 최근 부산에 있는 많은 나이트클럽이 문을 닫고 클럽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회사원 손 씨는 나이트보다 이제 감성주점이나 라운지 바가 대세라고 말했다. 이유는 적은 돈으로 술 마시면서 자신이 원하는 이성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곳에서 젊은이들이 즐기는 문화가 점점 선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섹시 댄스 배틀'이 벌어지기도 하고 남녀 간의 과도한 신체 접촉이 상호 거리낌 없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런 술집에 가면, 남녀가 같이 일명 ‘부비부비’라는 춤을 많이 춘다. 부비부비는 남자가 여자 뒤로 몸을 밀착해 추는 춤이다. 이 춤을 추면서 남자는 여자의 배, 허리 등을 자연스럽게 감싼다. 심하면 성행위를 연상케하는 춤동작이 나오기도 한다.

여대생 이모(23) 씨는 친구들 따라 처음으로 클럽에 갔다가 심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클럽안 사람들이 너무 야하게 춤을 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여자가 남자의 무릎에 올라타거나, 남자가 여자 뒤에서 성행위를 하는 듯한 춤을 추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자 회사원 김모(24) 씨는 부비부비는 클럽이나 라운지 바에 가면 자연스럽게 당연히 추는 춤이라고 증언한다. 여자가 춤을 추며 노는 동안, 모르는 남자들이 다가와 부비부비를 하지만, 춤추는 여자들은 거리낌이라곤 전혀 없는 것이 세태라는 것이다. 그녀는 “허리 만지는 건 당연하고, 가끔 가슴을 만지는 남자들도 있다. 다시 볼 사람도 아니라서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라운지 바에 1주일에 한번 정도 가는 여대생 조모(24) 씨는 남자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같이 춤을 추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그녀는 "그곳에 가면,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 가는 사람들의 노출 또한 문제다. 남성들은 평범한 차림을 하지만, 여성들은 대부분 가슴이 깊게 파인 윗옷과 짧은 치마를 입는다. 간혹, 겉옷 속에 비키니 수영복을 의도적으로 입고 가는 여성들도 있다. 가끔 춤추다 흥이 오른 여자들은 겉옷을 벗어 던지고 비키니 수영복 차림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몇 군데 클럽에서는 소위 ‘물갈이’를 위해 운동화를 신거나 등산복을 입으면 출입을 제지당한다. 그래서 클럽에 가려면 별도의 야한 의상이 필요하다. 회사원 김 씨는 “야하게 입으면 클럽에 공짜로 들여보내 주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한테 꿀리기 싫어서 새 옷을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조 씨는 야하게 입을수록 남자들에게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노출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곳을 출입하려면 비용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감성주점은 일반 술집과 비슷한 가격에 술자리를 즐길 수 있어서 1주일 내내 손님들로 바글거리지만, 클럽과 라운지 바는 입장료를 내야하고 수입 맥주나 보드카 등 비싼 술을 마셔야 하므로 제법 많은 비용이 든다.

서면의 클럽 'FIX'의 1인 주말 입장료는 남자는 3만원, 여자는 2만원이다. 물론 입장료만 내고 춤만 춰도 되지만, 대개는 흥을 돋우기 위해 술을 안 마실 수가 없게 된다. 또, 술이 세팅된 단체 테이블을 예약하면, 가격은 더 높아진다.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자리와 사람 수에 따라서 가격은 다양하다.

서면의 한 클럽에서 일하는 이성욱(27) 씨에 따르면, 현재 부산 서면과 남구 대연동과 광안리, 그리고 동래의 대학가에는 이러한 업소들이 정확하게 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생겨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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