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는 아이들, "엄마처럼 예뻐질 거예요"...‘어덜키즈’ 제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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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아이들, "엄마처럼 예뻐질 거예요"...‘어덜키즈’ 제품 인기
  • 취재기자 김수정
  • 승인 2017.07.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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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맞춤형 뷰티 제품 잇단 출시...외모에 대한 왜곡된 관념 우려 / 김수정 기자

주부 신미희(36,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얼마 전 딸에게 어린이용 화장품과 매니큐어를 선물했다. 신 씨는 “아침마다 내가 화장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옆에서 따라 하며 논다. 너무 갖고 싶어해 어린이용 화장품을 사줬다”며 “한편으로는 아이가 벌써 화장품과 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조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어른처럼 화장하고, 옷을 입으며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들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을 일컫는 ‘어덜키즈(adulkids)’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어덜키즈란 성인을 뜻하는 ‘adult’와 어린이를 뜻하는 ‘kids’의 합성어로 어른 같은 아이를 의미한다.

예전에는 엄마가 화장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지켜본 아이가 엄마 화장품으로 몰래 따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어덜키즈의 열풍에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어린이용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사진: 네이버 쇼핑 검색 화면 캡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어린이 화장품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각종 어린이 화장품은 물론이고, 전용 온라인 쇼핑몰도 찾을 수 있다. 각 제품의 상품 후기에는 아이가 만족한다는 엄마들의 후기가 가득하다. 한 어린이용 화장품의 상품 후기에는 “6세 딸이 갖고 싶어해 사줬는데, 혼자서도 매니큐어를 잘 바르고 다닌다. 사주길 잘했다”, “아이가 친구들과도 잘 가지고 놀아서 뿌듯하다”, “어른용 화장품은 독할까봐 걱정했는데, 어린이용이다 보니 걱정을 덜었다”는 내용의 댓글이 있다.

국민일보는 옥션을 인용해서 올 1월 1일부터 4월 9일까지 어린이 선쿠션, 매니큐어, 립밤 등 어덜키즈 상품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최대 11배 늘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국민일보는 옥션은 남자아이를 위한 키즈 왁스도 하루에 1000여 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어린이들이 왜곡된 미의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화장품에 들어있는 각종 향료와 보존제 같은 자극적인 성분이 어린이들의 피부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중에 마구 출시되고 있는 어린이용 화장품에는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많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 6월 그동안 의약품과 식품 등에만 적용하던 위해성 등급을 화장품 등에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안전처는 공산품은 제품과 위해 유형이 다양한 점을 감안해 우선 어린이 제품부터 위해성 등급을 분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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