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웹툰 '일진' 미화에 네티즌들 눈살...깨진 소주병으로 패싸움하는 장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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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 '일진' 미화에 네티즌들 눈살...깨진 소주병으로 패싸움하는 장면까지
  • 취재기자 김수정
  • 승인 2017.07.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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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폭력 조장하는 것 아닌가" VS "만화는 만화일 뿐" 주장도 / 김수정 기자
요즘 인기 웹툰들이 일진 미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최근 인기 웹툰들이 일진 미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소년들의 범죄 조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인기 웹툰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거 일진 미화 웹툰 맞네. 학생들이 보고 배울까 무섭다”, “폭력적인 행위를 로맨스로 미화하다니, 너무하다"는 등 잔뜩 경계하고 있다.

이들 웹툰에는 폭언을 비롯해 패싸움 등 폭력의 수위가 높은 장면도 등장한다. 현재 연재 중인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 <연놈>, <외모지상주의> 등은 네티즌들 사이에 일진 미화 논란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연애혁명>은 고교생들이 노래방에서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모습이 묘사됐고, 극 중 주인공과 욕설을 하며 싸우는 모습이 등장한다. 더구나 깨진 소주병으로 싸우던 주인공이 피를 흘리는 장면도 이어진다. <연놈>에서는 중학생들이 노래방에서 패싸움하던 중 마이크로 머리를 내려치는 장면이 나온다. <외모지상주의> 역시 온몸에 문신을 한 고등학생이 싸움하거나 욕설을 뱉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만, 이 학생은 조력자와 같은 역으로 묘사되고 있다.

웹툰 속의 각 캐릭터의 이미지 설정과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장면일 수 있지만, 어린 청소년들도 즐겨 보기 때문에 모방 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석연(25, 서울시 성동구) 씨는 “어린 학생들도 즐겨보는 웹툰을 마냥 '멋있다'고 여길까봐 걱정이다. 혹여나 모방까지 간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박혜진(22, 부산시 수영구) 씨는 “요즘 인기 웹툰의 주인공은 주로 일진들인데 이들의 폭력 행위가 로맨스로 미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웹툰의 이 같은 장면들이 일진 미화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환석(21, 부산시 남구) 씨는 “폭력적인 장면은 웹툰의 전개상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만화의 내용을 보더라도 일진인 학생이 등장하는 것뿐이지, 미화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진수(28, 울산시 북구) 씨도 “일진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다 일진 미화는 아니다. 만화는 만화로만 봐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진 미화 논란에 대해 언급한 작가도 있다.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의 작가 232는 2015년 9월 네이버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연애혁명>에 대해 일진 미화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술, 담배를 하는 아이들이 나온다고 해서 그게 미화일까. 나는 그런 모습에 대해 한 번도 멋있거나 아름답게 포장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의 작가 박태준은 네이버캐스트 인터뷰에서 “(일진을 조장하고 폭력을 미화한다는 지적에 대해) 내 탓이다. 뭐라고 해도 결국 제 역량과 표현력이 모자라서 그런 거다. 일진 미화가 당연히 내 의도는 아니지만 그렇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선 변명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일진 미화 웹툰에 대한 논란이 꾸준한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이 역시 어쩔 수 없는 세태를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 네티즌은 “웹툰들이 일진 미화로 욕먹고 있지만, 대다수는 독자들의 피드백을 무시한 채 일진 미화 컨셉으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독자층이 두터운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자극적인 일진물이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일진 미화물이니까 상위권 웹툰이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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