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대기업 채용 조건.... 취준생들은 헉헉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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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대기업 채용 조건.... 취준생들은 헉헉댄다
  • 취재기자 윤다은
  • 승인 2013.06.0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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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조건이 매년 빠르게 변화하면서 취업 준비생들은 그 조건에 발 맞추기 위해 헉헉거리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높은 학점과 토익 고득점 기록만 있으면 취업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많아지면서 지원자의 영어실력을 단순히 토익 성적만으로 따지지 않고 실제 언어 구사가 가능한 회화 능력을 요구함에 따라, 토익스피킹과 오픽(OPIcㆍ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 등의 영어 말하기 평가 점수가 취업을 위한 필수 자격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 남구 대연동 대학가의 토익 학원들은 점점 늘어나는 스피킹 수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스피킹 수업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 한 토익 학원 영어 강사 이모(32) 씨는 "취업에 토익 점수가 기본인만큼 토익수강생들은 아직도 많다. 그러나 예전에는 토익만 가르쳤는데 회사들이 토익 스피킹 점수까지 요구하자 토익 스피킹반을 따로 개설했다. 이 반 또한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부경대학교 전기공학과 이은비(26) 씨는 공대생인데도 불구하고 다수의 언어 점수를 취득하고 졸업 연기를 신청해서 지금도 취업 공부를 하고 있다. 이은비 씨는 “공대생이 언어 자격증이 필요없다는 것은 옛말이다. 예전에는 공대생은 언어와 거리가 멀어, 영어 공부 안하는 학생이 태반이었으나, 지금은 기업들이 공대생에게도 어학 점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씨는 토익 920점을 달성하고 회화 실력을 늘리기 위해 영국으로 1년 어학연수도 갔다왔다. 또 이 씨는 "일본어도 공부해서 일본어 자격증 1급까지 땄고 지금은 중국어를 공부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후, 취업시장에서는 봉사활동과 대외활동 붐이 일었다. 기업들은 봉사활동으로 얼마나 회사에 봉사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고, 다양한 대외활동으로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지를  본다는 명목이었다. 스펙으로 전락해 버렸다는 비판이 있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많은 봉사활동과 대외활동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서포터즈'와 '외교부 해외 완전여행 서포터즈'에 합격해서 활동하고 있는 손지표(27) 씨는 "스펙 활동에 그친 대외활동이라고 해도 안한 것보다 한 것이 훨씬 낫다. 이력서에도 한 줄 더 적을 수 있다"며 “학점 관리에 각 종 자격증 취득에도 정신 없지만 취업을 위해서 앞으로도 더 다양한 대외활동을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신입사원들이 바로 업무에 적응할 수 없어서 스펙보다는 직무 능력을 봐야한다는 새 바람에, 기업들은 인턴 경험을 가진 지원자들을 선호하기도 했다. 그리고 기업들이 인턴 제도를 앞다투어 도입했다. 대학생들이 인턴을 마치면, 기업들이 공채 때 서류 전형과 시험을 면제해주거나 가산점을 주는 채용연계형 인턴 방식으로 인턴 제도를 운영했기 때문에, 인턴에 합격하는 것 자체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만큼이나 어렵다.

또, 기업들의 채용 조건은 변화하여, 최근에는 기업별로 인성적성검사라는 것이 도입되었다. 기업이 자사에 맞는 지원자의 성격과 직무 능력 등을 판단한다는 명목으로 취업 준비생들은 스펙과는 별도로 기업별 인성적성검사를 준비해야 했다.

최근, 기업들은 탈스펙화를 외치고 나섰다. 기업들은 과장된 스펙에서 탈피하여 지원자의 남다른 열정과 역량을 찾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또 갑작스러운 채용 방식의 변화에 취준생들은 당황했다. 이제까지 변화한 취업 조건에 맞춰 준비한 것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생인 조은희(24) 씨는 "채용 조건이 1년 단위로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다. 그래도 채용 조건에 맞추려고 이런저런 학원을 다 다니면서 준비했는데, 또 하루 아침에 스펙들을 안 본다고 하니 너무 허무하다. 취직하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을 매번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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