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하루를 여는 공동 어시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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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하루를 여는 공동 어시장을 가다
  • 취재기자 이진현
  • 승인 2013.06.0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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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어황 최고... 고가 참치 놓고 상인들 간 기싸움 '팽팽'

 

▲ 부산의 시작을 여는 곳, 부산 공동 어시장의 아침이 밝았다. 이 날 최대 관심사인 참치(눈다랑어) 경매를 앞두고 경매에 참여하려는 사람들 발걸음이 분주하다(사진 : 취재기자 이진현).
 
3일 오전, 동이 어스름하게 틀 무렵 부산 공동어시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부산 공동어시장 한켠에는 참치(눈다랑어)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넓게 널려있었다. 보는 이들의 눈을 동그랗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전국 각지는 물론, 원양어선에서 방금 내린 각종 수산물들이 모이는 이곳에 도매상인들이 모인 이유는 바로 4년 만에 최대로 많이 잡힌 이 참치들을 입찰하기 위해서다.
 
눈다랑어는 크게 '참치'로 불리는 어종 중 참다랑어 다음 가는 최고급 횟감으로 친다. '부르는게 값'이라는 참다랑어만큼은 아니지만, 눈다랑어 역시 이 날 38kg짜리 한 마리가 55만원에 팔렸을 정도로 고가에 거래된다.
 
부산 어시장 관계자는 "근래 이렇게 참치가 많이 잡힌 건 처음"이라며 "8000여 마리가 오늘 위판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특히 일본 엔화 강세 현상 때문에 그쪽으로 역수출하기 위한 다툼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위) 경매사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도매상인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좌측 아래) 주인이 가려지지 않은 경매물품을 가리기 위해서 때로는 가위바위보를 비롯해 온갖 방법이 동원된다. (우측 아래) 주인이 정해진 수산물은 포장되어 새 주인을 맞이한다(사진: 취재기자 이진현).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매상인들의 경쟁 또한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한 켠에서는 서로가 이번 몫을 챙기기 위해 고성과 함께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벌어진다. 경매사의 손길이 바빠질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해졌다.
 
한 쪽에서는 서로가 같은 물량을 양보하지 않아 한참 동안 입씨름을 벌인 끝에 가위바위보로 참치 소유권을 가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집하장은 갓 들어온 고등어를 비롯한 다양한 수산물들을 거래하기 위한 도매상인들의 눈치작전으로 뜨거웠다.
 
경매를 마친 수산물들은 재빨리 직원들에 손에 다양한 크기의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되어 새 주인에게 돌아갈 준비를 마친다. 3.40kg에 달하는 참치들을 번쩍 드는 한 할머니의 손에 두드러지는 힘줄이 삶의 무게를 짐작케했다.
 
▲ 크기와 무게별로 분류된 참치가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다. 참치는 품목별로 다른 가격으로 판매된다. 크기가 클수록 값은 큰 폭으로 뛴다. 이 날 경매에서 38kg 참치 한 마리가 55만원에 팔리기도 했다(사진: 취재기자 이진현).
 
어선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항만에서는 이들을 담을 스티로폼 상자를 실어나르는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이들은 다양한 크기의 스티로폼 박스 기본 4단을 머리 위에 얹은 상태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기자들에게 오늘 들어온 어획량을 설명하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어시장 직원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수산물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검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락스 향내 풍기며 공용 화장실 소변기에 수세미를 쑤셔넣는 청소부들까지, 부산의 시작을 여는 곳, 부산 공동 어시장을 달군 열기는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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