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20에서 외톨이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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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20에서 외톨이 전락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7.07.1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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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협정, 무역 협상 등 무조건 '아메리카 퍼스트'...독일 메르켈 수상이 역할 대신해야
G20 정상회의에서 엘브필하모니 문화 공연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사진: 청와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에서 외톨이가 됐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 논의를 이끌어온 미국이지만 아메리칸 퍼스트를 내세우며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내던졌다. 미국의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그 어떤 명분도 내던지는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와 보호무역 발언으로 세계에서 환대받지 못한 '왕따'로 전락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G20 성적을 최악으로 평가했다.

먼저 미국은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임에도 지난 달 파리 협정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G20 회원국들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파리 협정 탈퇴 결정에 주목한다”며 “나머지 회원국 정상은 파리 협정이 되돌릴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합의하지 못한다면 의견 불일치를 분명히 표시해야 한다”며 “불행하게도 미국은 협정을 떠났다. 나는 이 사실을 비탄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정상이 기후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미국만 빼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의 반대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G20에서 고립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 빈민 구호 단체 옥스팜 관계자를 인용 “다른 19명 정상은 파리 협정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확고히 지켰지만, 화석연료 산업을 지키기 위한 완고한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고립시키고 과거에 매여 있게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무역 분야에서도 미국 이익을 앞세웠다. 공동 성명에 세계 시장의 철강 과잉 공급을 줄이기 위한 대책 수립 촉구를 포함시킨 것. 트럼프는 중국산 철강 제품이 미국의 철강 산업을 위축시킨다며 무역 전쟁을 선언한 바 있다. 외신들은 트럼프가 단기간 이익을 얻었지만 결국은 손실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에스와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를 인용 “미국의 리더십을 대가로 치렀다”고 보도했다.

G20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 청와대 제공).

외신들은 미국 역할을 대체할 나라로 독일을 꼽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G20에서 기후 변화 합의를 이끌어낸 의장국 수장으로 활약한 메르켈 총리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메르켈 총리가) 파리 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나머지 19개국의 헌신을 재확인하는 어려운 협상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논란도 트럼프 대통령 비난에 한 몫 했다. 발단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의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이방카가 대신 앉은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양자 회담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뜨자 뒷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가 대리 착석한 것으로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백악관 고문에 불과한 친딸이 대통령 자리에 앉은 것을 두고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댄 파이퍼 CNN 정치 평론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중요한 점은 정부의 권위가 혈통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부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G20을 통해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네이버 회원 0825****는 “이쯤에서 트럼프도 물러나는 것이 국익에 도움될 듯...”이라고 글을 썼다. duck****는 “이번 회담으로 트럼프가 경제와 사회에 대한 깊은 고찰이나 지식이 없는 무식임이 증명됐다”며 “자기 나라에서나 기인 같은 짓거리가 통하겠지만 각지에서 모인 정치 9단들에겐 그저 코미디일 뿐. 영향력이 없을 거란 건 트럼프 본인도 깨달았을 거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webs****는 “트럼프가 미쳐 날뛴 망아지라고 하지만 대통령 이전에 머리 굴리며 사업하던 사람”이라고 쉽게 볼 수는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대학생 이정원(22, 부산시 사하구) 씨는 “트럼프가 국제사회에서도 막무가내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북한 문제나 문제없이 제대로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부 이정연(29,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문재인 대통령도 시진핑, 푸틴, 아베, 트럼프 사이에서 참 고생이 많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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