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우리는 지금 삿포로에 간다 / 목지수 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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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우리는 지금 삿포로에 간다 / 목지수 안지현
  • 목지수 안지현
  • 승인 2017.07.0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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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삿포로 스마일' 드시 브랜드 캠페인에서 삿포로 시민들의 행복을 보다

일본 잡지를 뒤적거리다가 가슴이 콩닥거리는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일본 북해도에 위치한 삿포로 시의 도시 브랜드 캠페인 '삿포로 스마일'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삿포로를 스마일 시티로 만들어 가자는 것, 삿포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삿포로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모두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을 갖게 하자는 것들이 들어 있었다. 그런 도시를 만들고, 참여하고, 누리는 도시 브랜드 전략과 프로모션이 삿포로에서 '삿포로 스마일'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보물찾기에서 한참을 헤매다가 포기할 때쯤 꽁꽁 숨겨진 마지막 보물을 찾아낸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일까? 그렇게도 간절하게 기다려왔던 '시민'이 주체가 되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 브랜딩의 결과물이 눈앞에 '짠' 하고 나타난 것이다. 우리는 이런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낸 '삿포로 스마일' 프로젝트가 처음 어떻게 구상되었고, 시민들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궁금해졌다.

삿포로 시의 담당 공무원에게 인터뷰 요청 이메일을 보냈더니, 바로 답장이 왔다. 그리고 몇 주 뒤,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별 준비없이 삿포로 행 비행기에 올랐다. 삿포로에 대한 지나친 지식과 여행 준비는 오히려 도시의 속살을 엿보는데 방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민들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 그들과 하나가 되어 삿포로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을 마음껏 발견해 보고 싶었다. 역시 우리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도시 곳곳에서 우연히 만난 다양한 시민들은 말 그대로 '스마일'을 얼굴에 담고 살았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삿포로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행복'에 관한 것이었다.

수많은 예산과 시간을 도시 브랜딩에 투입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던 우리나라 일부 지자체들이 떠올랐다. 거기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되곤 했다. 도시 자체가 아닌 다른 그 무엇이 도시 브랜드의 주인공이 되고 목적이 되어 있어서, 정작 시민들로부터 도시 브랜드가 외면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연재를 통해 국내 도시 관계자들이, 그리고 우리 도시 부산을 사랑하는 많은 시민들이 '삿포로 스마일'을 통해 '시민과 동떨어진 도시 브랜드'라는 고질적인 도시 문제에 대한 저마다의 답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삿포로의 사례가 도시 브랜딩의 정답은 아니다. 삿포로의 사례를 통해 도시 브랜드의 성공적인 스토리와 홍보 효과를 이야기하기보다 도시 브랜드 구축과 운영 과정에 담긴 고민을 많이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삿포로 도시 브랜드의 방향성을 그들 시민들과 어떻게 공유해 나갔나 하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따라서 <삿포로 도시 브랜드 이야기>는 도시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인 동시에 어떻게 만들어 갔나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이기도 하다. 도시의 브랜딩 과정을 거치면서 발견한 삿포로의 숨겨진 자산과, 그동안 간과해 왔던 우리 도시의 소중한 가치와 잠재력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차근히 살펴보고자 한다.

살고 있는 사람도, 방문하는 사람도 누구나 미소 지을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 그것이 삿포로 도시 브랜드 '삿포로 스마일'의 핵심가치다. 사진은 눈내리는 삿포로 시 한 건물에 장식된 꼬마 눈사람들(사진: 목지수 제공).

도시 브랜드 얘기가 좀 딱딱하고 진지해졌다. 원래 도시 브랜드는 어려우면 안된다. 눈이 펄펄 날리는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되는 산뜻한 <삿포로 도시 브랜드 이야기>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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