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노래방은 청소년 '탈선 해방구'....성행위도 버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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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노래방은 청소년 '탈선 해방구'....성행위도 버젓이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7.10 07: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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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흡연은 기본...무인 운영 시스템 특성상 관리 단속 못해 방임
동전 노래방이 청소년 탈선 온상지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일반적인 동전 노래방 내부 모습(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청소년들 사이에 ‘가성비 높은 놀이터’로 소문난 동전 노래방이 탈선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동전 노래방을 이용하는 주 고객층은 청소년들. 청소년들이 즐길 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다, 가격도 4곡에 1000원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학생 김모(16) 양은 자칭 동전 노래방 마니아다. 김 양은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며 동전 노래방 찬양론을 펼쳤다. 김 양은 “사실 학생들이 즐길 거리가 별로 없다”며 “세 명이서 1인당 1000원 씩 보태면 1시간은 거뜬한데다, 재미도 있으니 학생들에게는 동전 노래방이 최고”라고 말했다.

문제는 동전 노래방이 일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개 동전 노래방은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동전만 투입하면 노래방 이용에 무리가 없고, 동전을 교환하는 기계도 있어 별다른 인력이 필요 없다. 직원이 상주하는 동전 노래방도 있지만, 보통 1명으로 방을 안내하거나 청소하는 데 그친다.

현행법상 청소년들은 밤 10시 이후 노래방 출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대다수의 동전 노래방에서는 관리 인력의 부재로 이를 거의 지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 청소년들은 이 점을 악용해 동전 노래방에서 음주와 흡연 등 탈선행위를 서슴지 않게 저지르고 있다.

지난 7일 자정 부산의 한 동전 노래방. 늦은 시간인데도 앳된 얼굴을 한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투명한 문을 달아 놓은 동전 노래방은 밖에서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였지만, 이들은 별로 개의치 않은 듯했다.

자욱한 담배 연기 탓에 안이 보이지 않는 방도 있었다. 방금 그 방으로 교복 하의를 입은 학생이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터라 의아해졌다. “저 안에 고등학생들 있는 거 아니에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동전 노래방을 찾은 한 시민이 대답했다. “여기 원래 이래요.”

맥주 캔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학생도 있었다. 그 옆에는 초록색 병도 나뒹굴고 있었다. 학생들의 ‘불금’은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도 끝날 줄을 몰랐다. 

동전 노래방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4) 씨는 “평소 동전 노래방을 자주 이용하는데, 요즘 청소년들이 동전 노래방에서 하는 꼴을 보고 있으면 속에 불이 날 지경”이라며 “도대체 여기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건 무슨 배짱이며, 술 담배를 어디서 사 왔는지도 정말 궁금하다”고 혀를 끌끌 찼다.

이에 대해 한 업주는 “동전 노래방 특성상 단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리 인력이 부족해 비행 청소년들의 출입을 제대로 통제하기가 힘들다는 것. 

그는 “밤 10시 이후 출입하는 손님들 신분증을 다 검사할 수도 없고, 그럴 사람도 없다”며 “인건비 줄이겠다고 노래방에서 동전 노래방으로 업종을 바꿨는데, 무슨 돈으로 사람을 쓰겠나. 경찰 단속이 안뜨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전 노래방은 비행 청소년들에게 최적격의 모임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동전 노래방에서 음란 행위를 벌이는 학생들의 사진이 포착돼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사진을 올린 글쓴이는 해당 학생들이 ‘중학생’이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청소년 출입 가능’이라고 적힌 유리문 너머로 성관계 중인 앳된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당시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다”, “요즘 애들 무섭다”는 반응을 내놨다. “왜 아무도 관리하는 사람이 없나”라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3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학생들이 동전 노래방에서 성행위를 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문제가 거듭 제기되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지난해 말 동전 노래방 청소년실 내 CCTV를 설치하는 법률 개정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 소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전면 무산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청소년 출입 금지 시간대에 업주들의 신분증 단속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경찰과 협력해 청소년들의 탈선행위를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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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2017-10-10 01:37:19
완전 소설을 쓰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