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e-러닝 과목들, 무늬만 첨단, 속은 부실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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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e-러닝 과목들, 무늬만 첨단, 속은 부실 수업
  • 취재기자 최서영
  • 승인 2013.05.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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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대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e-러닝 수업이 질이 낮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e-러닝이란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습 방법으로 요즘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다. 경성대학교에선 교실이 아닌 사이버 상에서 수업을 하겠다는 과목을 단과대학을 경유하여 신청을 받은 다음, 강의계획서 등을 근거로 학교가 최종 e-러닝 대상 과목을 선정한다. 이 대학에서 2013학년 1학기에 총 46개의 e-러닝 수업이 개설됐는데, 이 중 16개가 전공 과목이고, 30개가 교양과목이다.

e-러닝 과목의 수업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동영상 중심 강의와 PPT 중심 강의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일부 사이버 강의 과목들의 동영상이나 PPT 자료가 성의가 없고 지난 해 수업 자료를 그대로 날짜만 바꿔 올리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이 수업의 질이 낮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어떤 e-러닝 과목에서는 수업에 대한 질문을 남길 수 있지만 교수가 답변을 해주지 않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경성대 3학년 배다슬(22) 씨는 지난 학기에 e-러닝 수업을 들었는데 실망이 커 다시는 e-러닝 과목을 듣지 않을 생각이다. 그녀는 “성의없는 PPT자료만 올려놓고선 그게 다라고 하니까, 어이없어서 주변에 물어보니, 원래 e-러닝 수업은 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학교 게시판을 보니까 다들 수업이 별로라고 글이 많이 올라왔더라”라고 덧붙였다.

동명대 3학년 김유나(22) 씨도 사이버 강의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녀는 “수업 내용에 궁금한 게 있어서 게시판에 질문을 남겼는데 2주가 지나도 교수님이 답변을 안해주셔서 불편했다”며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다고 해놓고 이렇게 바로바로 피드백이 안된다면 앞으로 e-러닝을 안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e-러닝 강의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요즘 대학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학생들의 강의평가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사이버 강의를 수강한 후 교수와 수업 내용에 대해 평가하게 하고, 대학들은 이를 바탕으로 교수를 교체하거나 강의 내용을 보강한다고 한다.

그러나 e-러닝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강의평가에 제대로 의견을 표현하지 않아 다음 학기 강의 개선에 강의 평가 결과가 반영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수강신청 때 높은 과목에 대한 과거 강의평가에 속아 e-러닝 과목을 수강신청한 사람도 있었다. 부경대 2학년 이유진(22) 씨는 강의평가 점수가 높아서 e-러닝 과목을 들었는데, 실제 수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e-러닝을 듣는 학생들은 원래 강의평가를 제대로 안하고, 대충 높게 주는 경향이 있어서 믿을 게 못된다는 것을 학기가 끝나고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학생들 입장에선 강의평가가 유일한 강의 선택 기준인데, 강의평가마저 믿을 수 없다니, 어떻게 좋은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모든 e-러닝 강의가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e-러닝 수업도 많이 있다고 한다. 배정화 씨는 “e-러닝 수업 수준이 일반 강의보다 낮다고 말하는데 모든 강의가 그런 것은 아니다. 준비를 잘하고 열성적으로 수업하시는 교수들도 많다”며 “일부 강의가 수준이 떨어진다고 해서 모든 강의가 그렇다고 말하면 안된다. 수준이 낮은 강의는 더욱 보강하면 되고, 학생들도 강의평가를 통해 의견을 말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강의평가는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해야 할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강의평가도 제대로 안하면서 수업의 질이 낮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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