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숙소 몰카, 이번엔 화재경보기로 둔갑..."침대, 천장 살펴야 하니 겁나서 묵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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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숙소 몰카, 이번엔 화재경보기로 둔갑..."침대, 천장 살펴야 하니 겁나서 묵겠나?"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2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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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카메라 설치 여부 고지하고, 임대인 약관 마련해 재발 막겠다" / 정인혜 기자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또다시 몰래 카메라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한 숙소에서 몰래 카메라가 발견되면서 구설수에 휩싸였다. 에어비앤비에서 몰래 카메라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거센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에어비앤비 몰래 카메라 발견’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 A 씨에 따르면, 몰래 카메라는 화재경보기처럼 둔갑, 정확하게 침대를 비추는 위치에 설치돼 있었다. A 씨는 “자기 전에 화재경보기에 갑자기 초록불이 들어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살펴봤더니 카메라 구멍 같은 게 침대를 향하고 있었다”며 “설마하고 인터넷을 검색했다가 화재경보기형 몰래 카메라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글쓴이는 해당 몰래 카메라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 속에 담긴 몰래 카메라는 화재경보기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기계 후면에는 전원 버튼이 있으며, 영상이 저장됐을 것으로 추측되는 메모리 카드도 삽입돼 있다. A 씨는 일본 후쿠오카 한국총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이를 알렸다고 적었다.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발견됐다는 몰래 카메라(사진: 해당 게시글 캡쳐).

에어비앤비에서 몰래 카메라 사고가 발생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 오사카 숙소를 예약한 한국인 관광객이 침대 밑에 설치된 몰래 카메라를 발견한 바 있다. 이보다 한 달 앞선 지난해 7월에도 스위스 여행 중이던 한 여성이 거실에 설치된 몰래 카메라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밖에 지난 2월에는 일본 후쿠오카 숙소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현관에 목을 매 자살한 시체를 목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서비스다. 자신의 집이나 방, 별장 등의 공간을 임대할 수 있고, 예약 절차도 간단해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용자 안전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이번에 보고된 몰래 카메라 사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에어비앤비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여름 유럽 여행 계획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 최주영(24, 부산시 동구) 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선택의 폭도 넓어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사고가 하도 잦다고 해서 꺼려진다”며 “여행지에 몰래 카메라 탐지기를 들고 갈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냉소 섞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숙소에서 발견된 문제를 전체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양지원(32, 대구시 북구) 씨는 “지금껏 에어비앤비 숙소를 5번 이용했는데 모두 괜찮은 곳이었다”며 “에어비앤비 숙소가 모두 이상한 것처럼 비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 측은 “카메라 설치 여부 고지 등 임대인들에게 적용되는 약관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에어비엔비가 임대인 약관에 포함된 ‘숙소에 있는 감시 장치에 대해 게스트에게 알리고 필요한 경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임대인 약관은 에어비앤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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