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세계로, 민중 속으로"...방학 맞은 대학생 봉사활동 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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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세계로, 민중 속으로"...방학 맞은 대학생 봉사활동 만개
  • 취재기자 방민영
  • 승인 2017.06.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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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 "취업용 스펙 쌓기 보다 보람 훨씬 커"...대학·사회단체 해외봉사 프로그램도 다수 / 방민영 기자

지난해 겨울, 부산대학교는 해외봉사단을 파견했다. 부산대 제22기 해외봉사단 학생 24명이 방학을 맞아 열악한 환경에 놓인 미얀마 양곤 지역 초등학교 두 곳에 파견돼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친 것. 그들은 한국어와 태권도를 가르치고, K-POP 댄스를 이용해 한국 문화를 알렸다. 마을의 벽화 꾸미기 등 를 생활환경 개선 활동도 펼쳤다.

‘민중 속으로(브 나로드)’는 일제 강점기에 나온 심훈의 소설 <상록수> 세대들이 농촌 봉사활동을 하면서 외친 구호였다. 요즘 대학생들의 방학 중 최고 인기 스펙 활동은 봉사다. 몇 년 전부터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각종 봉사 활동에 지원해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동아대는 각 동아리들이 모여 재능기부봉사단을 출범시켰다. 동아대 재능기부봉사단은 지난 4월 12일 승학캠퍼스 청춘홀에서 발대식을 갖고 4기 활동을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15개 동아리는 프릭스ㆍ가리온(댄스), 레오파즈(미식축구), 코마(밴드), 인터카툰(만화), 동아대응원단, 동아검도회, 리드머(흑인 음악) 등이다.  이들 동아리에 소속된 232명의 학생들은 지역 사회에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한다. 활동 기간은 내년 1월까지.

동아대 재능기부봉사단에 참여하는 댄스 동아리 프릭스 회장 한승인(22) 씨는 봉사단 참여를 뿌듯하게 여긴다. 그는 영어 공부 등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회봉사 활동이라 생각한다. 한 씨는 “대학생은 어떻게 보면 고차원의 지식을 배우는 지식인이기 때문에 우리가 배우고 갈고 닦은 재능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동아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봉사 활동도 있다. 부산대 중앙 동아리 소속인 미술 동아리 '알그린' 회원들은 지난 5월 5일과 6일 이틀간 울산 방어진 변전소의 낡은 외벽에 벽화를 그려 넣어 주변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줬다.

경성대도 봉사활동을 학과별로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 건강학부는 지난 4월부터 12주 간 장애인 스포츠 봉사활동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운동 참여도가 낮은 장애인들에게 신체 활동의 기회를 줘 체력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장애인들은 경성대학교 실내 운동실, 웨이트 트레이닝장, 스쿼시장, 실내수영장, 체육관, 대운동장 등의 시설을 이용해 다양한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경성대 스포츠건강학부에 재학 중인 정성용(26) 씨는 “스포츠 봉사 덕분에 내 진로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고 세부적으로 생각해봤던 것 같다. 내가 배우는 것들이 사람들에게 이렇게도 도움을 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봉사 활동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 사회봉사센터를 설치하고 있으며, 그 곳에서 자원봉사자 모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방학 기간 동안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면 각 대학의 사회봉사센터를 눈 여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학생들이 대학이 주최하는 해외봉사 파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외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대체로 조건이 좋아서 경쟁률이 높기 때문이다.

경성대 융합시스템공학부 산업경영공학전공은 국가 지원 사업인 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WE-UP)의 지원을 받아 지난 2월 2일부터 10일간 베트남 화승비나 공장에서 인턴 활동을 하고 인근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부산대에서는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 사업 지원을 받아 부산대 예비 과학·수학 교사와 공학도들이 국제개발협력(ODA) 대상국 탄자니아에서 공학 교육을 실시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요즘은 각 대학마다 봉사시간에 따른 학점을 부여하기도 하고 해외봉사활동의 경우에는 취업 시 자기소개서에 중요 스토리로 넣을 수도 있어서 인기 만점이다. 대학생 신화영(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오래전부터 학교에서 해외봉사파견 프로그램 모집 공고가 뜨기를 기다렸지만, 이번에도 해외봉사에 참여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영어, 성적, 인성 등 선발 조건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신 씨는 부산지역의 대학들은 서울 보다 해외봉사를 주최하는 일이 적어서 경쟁률이 치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마냥 대학 홈페이지에 공지가 뜨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해외 파견 봉사단체를 살펴보고 지원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 정부 파견 해외봉사단, 월드프렌즈코리아 홈페이지)

신 씨의 말처럼 부산지역 대학들이 주최하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적인 해외봉사 파견 단체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WFK(World Friends Korea)가 있다. WFK는 한국정부 파견 해외봉사단의 새로운 이름으로 코이카 봉사단, IT자문단, 한국 대학 사회복지협의회(대사협)에서 주관하는 청년봉사단(KUCSS), 태평양아시아협회(PAS)에서 주관하는 청년봉사단(PAS), 과학기술지원단 등 총 7개의 봉사단체가 소속되어 있으며, 이 중 코이카 봉사단, 대사협, PAS에서 주관하는 청년봉사단이 대학생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코이카 봉사단은 1989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매년 다양한 국가들을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 단체는 교육, 보건의료, 정보통신, 행정, 농어촌 개발, 산업 에너지, 환경과 관련한 50여 개의 다양한 직종의 봉사단원을 2년 동안 파견한다. 만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코이카는 연평균 1600명 내외의 단원들 현지에서 활동케 하고 있으며, 매년 1000명 정도를 새로 모집한다.

대사협에서 주관하는 KUCSS 청년봉사단에는 개발도상국에 2~3주 정도 파견돼 봉사하고 돌아오는 단기 프로그램과 5개월 간 파견되어 활동하는 중기 봉사단이 있다. 대사협에서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한다. 1997년부터 첫 해외 봉사단 파견이 시작돼 그동안 아시아, 유럽, 러시아 등에 9500명을 파견하는 등 대학생 봉사활동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사협에서 주관하는 KUCSS 청년봉사단의 경우에는 한국어 및 한국 문화 교육, 영어 교육, 태권도 교육 등의 ‘교육 봉사’ 뿐 아니라 의료 및 보건 교육, 재활 치료 교육 등 ‘특화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사협 관계자는 “매년 약 1200명 이상의 전국 대학생들이 대사협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나가 방학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을 펼친다”고 말했다.

WFK에 소속된 PAS 청년봉사단 프로그램에는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한 3주 단기 봉사프로그램이 있으며 대학생들의 리더십 훈련 과정의 일환으로 팀별 단원들이 스스로 모든 활동을 구성하여 교육 봉사, 보건 의료 봉사, 노력 봉사(고아원/양로원 방문, 도로 보수, 식목, 사막화 방지, 건물 도색 등), 문화교류 등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1997년 이 프로그램이 실시된 이후 현재까지 8000여 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PAS 관계자는 “PAS 청년봉사단은 봉사활동의 각 프로그램을 협회에서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일정 인원으로 구성된 팀의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현지 지역 연구를 통해 봉사계획을 짜고 실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파견 봉사자 모집에 대한 더 자세한 절차와 설명은 WFK 홈페이지 (http://www.worldfriendskorea.or.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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