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늙지 않는 아기들이 벌이는 암투... 영화 '보스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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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늙지 않는 아기들이 벌이는 암투... 영화 '보스 베이비'
  • 부산광역시 김수정
  • 승인 2017.06.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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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 입고 회사 출근하는 아기들 이야기로 출산율 저하하는 현대사회의 우울한 자화상 그려 / 부산 광역시 김수정
(사진: 영화 <보스 베이비>의 포스터, 네이버 영화 제공)

영화 <슈렉>, <마다가스카>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애니메이션 영화를 선보인 드림웍스가 새로운 작품<보스 베이비>로 돌아왔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시선까지도 사로잡는 이번 영화는 참신한 캐릭터와 다채로운 색채 효과로 대박 흥행의 전조가 느껴진다. 이제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듯, <보스 베이비>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다.

<보스 베이비>는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7세 남자아이 ‘팀’과 어느 날 황새가 아닌 택시에서 내린 남동생 ‘보스 베이비’와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형제나 자매가 있는 사람이라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소위 형제자매끼리 ‘치고받고’ 싸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스 베이비>는 팀의 관점에서 어느 날 갑자기 생겨버린 동생에 대한 질투심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팀의 동생 ‘보스 베이비’는 어딘가 아기라고 하기에는 수상한 점이 많다. 꼬집어보고 싶은 탱글탱글한 볼, 그러나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카락과 몸에 딱 맞게 떨어지는 수트핏, 당당한 모습에서 풍기는 카리스마까지, 사실 그는 ‘베이비 주식회사’의 보스로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팀의 집에 온 것이다.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갈등 구도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한 형제간의 다툼, 다른 하나는 ‘베이비 주식회사’와 ‘퍼피 주식회사’의 불꽃 튀는 싸움이다. 이 싸움 속에서 형제의 다툼이 시작된다.

‘베이비 주식회사’의 모든 직원은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걷고 영원히 늙지 않게 해주는 신기한 분유를 마시며 일반 회사원처럼 업무를 본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아기를 선별하는 작업에서 수많은 아기는 평범한 가정의 아기가 될지, ‘베이비 주식회사’의 경영진이 될지 그 운명이 정해진다. 경영진으로 뽑힌 이들은 아기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겉모습만 아기일 뿐이다. 이들은 신기한 분유를 마시지 않으면 평범한 아기로 변하고 즉시 나이를 먹게 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악역이 바로 ‘프랜시스’다. ‘프랜시스’는 한 가정의 아기였다. 프랜시스는 자신이 나이가 들고 아기 같은 귀여운 모습을 가지지 못해서 어린 동생에게 부모의 사랑을 뺏겼다고 생각하고, 영원히 늙지 않는, 그리고 영원히 귀여운 모습을 간직하는 생명체 ‘포에버 퍼피’를 만든다.

여기서 우리는 갈수록 저하되는 출산율과 그 자리를 대신하는 반려동물이 증가하는 사회 실태를 엿볼 수 있다. 영화는 단순히 즐겁고 유쾌하지만은 않다. 영화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려고 노력한 듯하다. 나이가 들면서 성장하는 아기와 강아지는 예전의 귀여운 모습을 잃게 되고, 사람은 귀여운 생명체에 더 사랑을 주려고 한다. 늘 귀여운 그 아기 시절의 모습을 고스란히, 아니 평생 가지고 있는 강아지라면 누구에게도 사랑을 뺏기지도, 버림받지도 않을 것이라는 게 아마 프랜시스의 생각이었다.

이에 맞서 싸우는 우리의 보스 베이비와 팀 형제가 영화에 재미와 감동을 가져다준다. 퍼피 주식회사가 포에버 퍼피를 마구 양산해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인 보스 베이비와 부모님의 사랑을 되찾고 싶은 팀은 이 거대한 모험을 함께 하기로 한다. 이 거대한 모험에서 팀은 보스 베이비와의 진정한 우애를 경험한다. 팀과 보스 베이비의 은밀한 대결은 곧 거대한 모험으로 그들을 이끌고, 등 돌리고 있던 두 사람은 손을 잡게 된다. 이 은밀한 대결 속에서 우애가 피어난다.

심각한 인구 절벽과 반려동물 증가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 영화를 음미하면서 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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