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해수욕장의 눈부신 변신…해상 케이블카 내일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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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해수욕장의 눈부신 변신…해상 케이블카 내일 개장
  • 취재기자 김지언
  • 승인 2017.06.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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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1.6km 구간으로 재탄생...구름산책로 이어 다이빙대 조성해 옛 명성 기대 / 김지언 기자
한 여성이 송도해수욕장에서 선탠을 즐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송도, 해운대, 광안리, 송정, 다대포. 부산과 바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증명하듯 예로부터 부산은 이런 해수욕장이 많아 ‘바다의 도시’로 주목받았다. 그 중에서도 1913년 일제 강점기에 개발된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 해수욕장은 깨끗하고 투명한 바다와 고운 모래로 많은 방문객을 끌었다. 송도 해수욕장 일대는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며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절정의 호황기를 누렸는데, 이 인기에는 해상 케이블카가 한 몫 했다. 1988년 운행이 중단됐던 송도 해상 케이블카가 29년 만에 다시 설치돼 이달 21일 정식으로 개장한다. 

최초의 송도 해상 케이블카는 1964년에 민간 사업가에 의해 설치됐다. 당시의 해상 케이블카는 거북섬에서부터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거북맨션 아래에 위치한 비치힐 모텔까지 총 420m 거리였다. 2대의 캐빈이 30분 간격으로 왕복 운행했다. 1970년 당시 이용 요금은 100~200원 정도였다. 이 케이블카는 설치되자마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크게 흥행했다. 매일경제신문의 1966년 8월 1일자 기사에 따르면, 1965년 봄부터 부산의 명물로 등장한 송도 해수욕장의 구름다리에는 일요일마다 3만 5000여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1964년 개통된 최초의 송도 해상 케이블카(사진: 부산시 서구 제공).

하지만 1970년대 중반 생활 오수의 유입으로 해수욕장의 수질이 크게 오염되고, 케이블카 시설이 노후화돼 탑승객도 줄어들었다. 실질적인 관광 시설로서의 케이블카의 효용 가치가 떨어질 쯤에 설상가상으로 태풍 피해까지 입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적자라는 쓴 맛을 본 케이블카는 결국 1988년 10월 운행이 중단됐으며 2002년 4월 철거됐다.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2017년 6월.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해상 케이블카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해상 케이블카 중 유일하게 전 구간이 바다 위를 지나가도록 설계된 송도 해상 케이블카는 최고 86m 높이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대마도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나타나고 송도 해수욕장 전역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또, 총 420m 거리만 운행했던 예전과는 달리 현재는 1.6km의 구간으로 네 배가량 연장돼 더 오랜 시간 해상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송도 앞바다 하늘에 걸쳐진 아찔한 높이의 해상 케이블카(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케이블카를 타고 송도 해수욕장에서 출발하면 암남공원에 도착한다. 암남공원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우거져있어 자연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또 암남공원 내에 조성된 구름다리의 정상에 위치한 두도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송도 바다와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은 새들의 땅 두도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곳곳에 체육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바다낚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암남공원에 위치한 해상 케이블카의 상부 정류장 송도 스카이파크에는 시공사인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 사가 조성해놓은 ‘송도 도펠마이어 월드’가 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 사이언스 뮤지엄으로 케이블카에 관한 역사, 과학, 기술, 산업 동향, 미래 산업 등이 소개돼 있다.

바닥까지 4면이 투명해 스릴이 넘치는 ‘크리스탈 캐빈’(왼쪽)과 불투명한 바닥의 ‘에어크루즈’(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송도 해상 케이블카의 캐빈은 총 39대이며 이 가운데 13대는 바닥까지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이다. 캐빈 한 칸은 너비 2380mm, 깊이 1878mm, 높이 2100mm 모델로 10명까지 탈 수 있는 공간이지만, 탑승 정원을 8명으로 제한해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여유롭게 비행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캐빈 입구의 너비는 1090mm로 휠체어를 탄 시민들도 탑승이 가능하다.

친구와 함께 부산을 찾은 군인 이호운(23, 경기도 성남시) 씨는 “휴가라서 부산에 놀러왔는데 송도 해수욕장에 스카이워크와 케이블카가 있다는 점은 모르고 있어서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케이블카 복원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단연 안전이다. 송도 해상 케이블카의 시공사는 전 세계 케이블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 사. 송도 해상 케이블카를 설계할 때 국내 유일 활차 직구동 시스템과 중간 제어 시스템 등을 도입해 3중, 4중으로 안전을 고려했다. 또, 내진 설계를 적용해 진도 7까지 견딜 수 있고, 해상 지주(기둥)도 파도와 해일 등의 상황을 고려해 설계했다고.

혹시 모를 케이블카 인명 사고에 대비해 사전 훈련을 하고 있는 부산 중부소방서 대원들(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기자가 송도 해수욕장을 찾은 지난 15일, 부산 중부소방서는 ‘송도 해상 케이블카 특수사고대비 인명 구조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소방차, 구급차 등의 차량과 인력이 동원돼 안전 여부를 철저하게 점검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도 이날 해상 구조 훈련을 실시했다.

송도 해상 케이블카의 이용 시간과 이용 요금, 찾아오는 길 안내(사진: 부산광역시 서구 제공).

이달 21일에 정식으로 개장하는 송도 해상 케이블카의 이용 시간은 1~6월과 9~12월에는 월~목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10시이며 금~토요일과 공휴일 전날에는 오전 9시~오후 11시이다. 7~8월 성수기에는 월~목, 일요일, 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11시, 금~토요일과 공휴일 전날에는 오전 9시~오후 12시까지다. 바닥이 불투명한 에어 크루즈는 편도 기준 대인 1만 2000원, 소인 9000원이며, 왕복은 대인 1만 5000원, 소인 1만 1000원이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크루즈는 편도 대인 1만 6000원, 소인 1만 2000원이며, 왕복은 대인 2만 원, 소인 1만 5000원의 요금이 책정돼 있다. 

남편과 함께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김민순(59, 부산시 사상구) 씨는 “케이블카와 구름산책로가 다시 생기면서 시설도 더 좋아지고, 경치도 훨씬 멋지게 바뀌었다”며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잘 없는데 신기해서 꼭 한 번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름산책로로 들어서는 입구(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송도 해수욕장의 구름산책로가 시작되는 지점(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송도 해수욕장 동편 끝자락에 위치한 해상 케이블카와 더불어 인근에 위치한 구름산책로와 거북섬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송도 해수욕장을 찾아와 구름산책로 위를 거닐기도 하고, 바위에 앉아 쉬기도 하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구름산책로로 들어서는 입구를 지나면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해상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구름산책로는 등대 구간 105m, 잔교 구간 193m, 그리고 연결 구간인 거북섬 구간 68m를 모두 합치면 총 365m의 구간이 이어진다. 또, 바닥이 부분적으로 강화 유리로 이루어져 있거나 뚫려있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산책로 끝에는 먼 바다를 더욱 가까이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준비돼있다.

송도 해수욕장의 구름산책로와 거북섬, 그리고 케이블카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다리 밑의 바다가 훤히 보이는 강화 유리로 돼있는 구름산책로 다리(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총 길이 365m의 해상 구름산책로(사진: 취재기자 김지언).

한편, 1960년대 해상 케이블카, 구름다리와 더불어 송도 해수욕장의 4대 명물로 불린 다이빙대도 26년 만에 재탄생됐다. 다이빙대는 바로 옆의 거북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어미와 아기 거북이를 형상화한 모형으로 만들어졌다. 해변에서 약 80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어미 거북이의 높이는 5m, 아기 거북이는 높이 3m로 피서객들이 각자 자신에 맞는 높이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서구청 관계자는 “송도 지구 복합 해안 휴양지 조성 사업을 추진해온 결과 현재 케이블카뿐만 아니라 다른 관광시설도 복원이 완료됐다”며 모든 시설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경제적 가치를 유발하고, 부산의 동서 균형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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