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고리원전 1호기"...18일 자정 가동 완전 중단
상태바
"굿바이, 고리원전 1호기"...18일 자정 가동 완전 중단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18 2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수원, "핵연료 냉각 뒤 2022년부터 본격 해체, 완료까진 15년 걸려" / 정인혜 기자
고리원전 1호기의 가동이 중단됐다. 사진은 고리 1호기 전경(사진: 한국수자력원자원 홈페이지).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 고리원전 1호기의 가동이 18일 자정을 기점으로 중단됐다. 첫 가동을 시작한 지 40년 만이다.

한국수력원자원(한수원)은 지난 16일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1호 원전이자 1호 영구 정지된 원전”이라며 “18일 자정을 기점으로 원자로가 영구 정지 판정을 받게 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설명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고리 1호기로 가는 전기를 끊었고 냉각제를 가동해 원자로의 온도를 낮췄다. 한수원은 원자로 온도가 90여 도까지 내려오면 영구 정지 판정을 받게 되는데, 300도에 달하던 원자로는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90여 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향후 한수원은 고리 1호기의 핵연료를 냉각한 뒤, 안전성 검사를 거쳐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 해체 계획서 제출 후 승인, 방사성 물질 제염, 구조물 철거, 부지 복원 등의 과정을 거치는 데 최소 1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체에 필요한 예상 사업비는 약 1조 원이지만, 해체 기간에 따라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3일 고리원전을 찾아 영구 정지 준비 현황을 점검했다”며 “계획대로 안전하게 원전 해체가 이뤄지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해체 순서는 오는 19일 발표한다.

환경운동단체는 이번 조처를 환영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2일 논평을 내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노후 원전 폐쇄를 위해 노력해온 탈핵 시민운동의 소중한 성과”라고 평했다. 이어 “고리1호기의 폐쇄는 우리 사회가 핵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탈원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월성1호기 폐쇄, 신규 원전 건설 취소, 탈핵 에너지 전환 정책 수립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문 대통령은 탈원전 공약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많은 후보들도 이러한 방향에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정책을 약속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믿고 고리 1호기가 멈추는 날, 탈핵 약속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길 기대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잔고장 등 고리 원전의 수명에 문제점이 더러 보고된 만큼,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안전하게 해체한 것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지연(35, 부산시 동래구) 씨는 “그동안 한국 경제에 이바지한 점이 많았던 원전인데, 가동이 중단된다니 고마우면서도 안쓰럽고, 아쉽기도 하다”면서도 “안전 문제에 좀 더 신경 써서 조금 더 썼으면 좋았겠지만, 안전할 때 중단할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올 여름 전력 수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최태훈(43) 씨는 “안전할 때 중단할 줄도 알아야 한다. 고리원전은 폐쇄할 때가 됐었다”면서도 “벌써부터 더운데, 올 여름 전기세가 폭발할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