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청문회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외압 확인…트럼프 탄핵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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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청문회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외압 확인…트럼프 탄핵 위기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09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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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내게 '플린' 수사 중단 요청한 건 사실”..."충성 맹세 요구도 있었다" 증언 / 정인혜 기자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청문회가 열렸다(사진: CNN 웹사이트 메인 화면).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개입하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측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에 대한 FBI의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지난 8일(현지시각)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도중 해임된 후 한 달 만이다. 이날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는 미국 CNN, NBC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 신문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청문회를 생중계했다. 여가에서 코미는 수사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압박을 받은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 정부는 나와 FBI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트럼프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를 “매우 충격적(stunned)이었다”고 부연했다. 당시 수사 정황상 플린 전 보좌관이 법적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았다고도 말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이번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다만,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CNN은 “(토미의 발언은)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전체가 아니라,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만을 지시했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청문회가 열렸다(사진: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코미는 대통령이 FBI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주장도 폈다.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달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을 코미 본인이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을 맹세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맹세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코미 전 국장은 청문회에 앞서 공개한 성명서를 통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상세히 옮기기도 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난 당신의 충성심이 필요하다. 이를 기대한다(I need loyalty, I expect loyalty)’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이라는 단어를 네 차례나 강조했다”며 “나를 매수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트럼프를 협박할 수 있는 약점을 잡고 있다는 첩보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 따라, 트럼프 탄핵론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반응도 싸늘하다.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4%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토퍼 레이 변호사를 코미 전 국장의 후임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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