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해수욕장 생중계 도중 변사체 발견…동영상 SNS 급속 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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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해수욕장 생중계 도중 변사체 발견…동영상 SNS 급속 유포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5.31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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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 명예 훼손' 우려하는 의견도…"사진 영상 유포 중단해야" / 정인혜 기자
인터넷 방송 도중 남성 변사체가 발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인터넷 방송 생중계 도중 남성 변사체가 화면에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 TV BJ 오메킴은 지난 31일 새벽 3시께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성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변사체를 발견했다. 해당 영상 속 오메킴은 지인과 함께 해변에서 ‘마네킹’으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하고 근처로 다가갔다. 두 남성은 “진짜 사람 아니야?”, “마네킹이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 등의 대화를 나누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이어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한 두 남성은 “신고해야겠다”며 112로 전화를 걸었다. BJ 오메킴은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비추며 “무섭다”는 말을 거푸 내뱉었고, “다대포 해수욕장에 왔다가 물에 쓸려온 사람을 발견했다”며 경찰에 진술하는 또 다른 남성의 목소리가 영상에 담겼다. 해당 영상은 방송을 시청하던 시청자 100여 명에게 그대로 생중계됐다. 오메킴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영상을 캡처해 유포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해당 영상과 캡처 사진은 현재 각종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다대포 해수욕장은 온종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랭크됐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부산해경) 측은 이날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숨진 사람은 서모(24) 씨로 확인됐으며 편지나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시간과 사인에 대해 익사·자살·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며 “확실한 결과는 부검 이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한 달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다대포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직장인 박모(31) 씨는 “매일 밤 산책하러 다대포 해수욕장에 갔었는데, 앞으로는 못 갈 것 같다”며 “SNS로 영상을 직접 보지 못한 어르신들도 소문을 듣고 해수욕장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역 상권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해수욕장 개장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정말 답답한 마음”이라며 “안 그래도 다대포 해수욕장이 부산에서는 제일 인기 없는 해수욕장인데, 이런 일까지 겹치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올해 장사는 허탕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놀랍다는 반응 속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이번 사건을 ‘역대급 방송 사고’라고 칭한 한 네티즌은 “생방송 도중 변사체가 발견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다. 너무 안타깝다. 진상 조사가 빨리 이뤄져 가족들에게 (사체가) 인계되었으면 좋겠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망자에 대한 명예 훼손’을 우려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방송 BJ도, 경찰도 영상을 유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데 도대체 왜 이 영상을 이리저리 올려대는지 모르겠다”며 “사건 경위가 완벽하게 밝혀진 것도 아닌데 망자에 대한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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