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개인 식사는 사비로 충당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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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개인 식사는 사비로 충당하겠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5.2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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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첫 수석·보좌관 회의서 특수활동비 대대적 수술 예고..."대통령에 이의 제기하라" 당부도 / 정인혜 기자
(사진: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수석·보좌관 회의가 25일 열렸다.

수석·보좌관 회의는 대통령과 참모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수석비서관회의’로 불렸지만, 이번 정부에서 경제보좌관과 과학기술보좌관 등 보좌관 직제가 새로 생기면서 ‘수석·보좌관 회의’로 명칭을 바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새 정부의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주영훈 경호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정무·민정·사회혁신·국민소통·인사·사회수석과 국가안보실 1· 2차장, 총무비서관, 청와대 대변인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이전 정부에서 찾아볼 수 없던 ‘파격 행보’의 연속이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노타이’ 차림이었고, 문 대통령은 회의 시작 전 찻잔에 커피를 직접 따랐다.

문 대통령은 회의 시작 전 인사말을 통해 “나도 10년 만에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는 격인데 감회가 깊다”며 “수석·보좌관 회의가 청와대의 꽃이고, 청와대가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면, 이 수석·보좌관 회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국정 어젠다를 다루는 회의”라고 청와대 참모가 지녀야 할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강조했다.

‘자유로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의제를 ‘함께’ 논의해 결정하자는 당부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의 참모가 아니라 국민의 참모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된다”며 “이상한 느낌이 들면 황당한 이야기로 들리더라도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상황, 특수활동비 관련 보고, 국민인수위원회 운영계획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가경정 예산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공식 회의를 위한 식사 외에 개인적인 가족 식사 등을 위한 비용은 사비로 결제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청와대는 이를 포함해 올해 대통령비서실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53억 원 줄여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적어도 우리 부부 식대와 개·고양이 사료 값 등 명확히 (공사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며 “그래도 주거비는 안 드니 감사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또 정부 부처가 사용하는 특수활동비에 대해 “전반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특수활동비 지출에 청와대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정부 각 기관이 사용해 온 특수활동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면서 “이제 뭔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부터는 대통령 혼자가 아니라 팀플레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는 매주 월·목요일 2회 열린다. 회의결과는 청와대 내부 업무시스템 ‘이(e)지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시스템에 자동 저장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트위터리안 artr** 씨는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정말 천지개벽, 상전벽해 수준”이라며 “참모진들과 함께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결과로 향후 자기 회사의 분위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앞으로 부장이 커피 타오라고 하면 ‘대통령도 셀프로 갖다 마시는데 어디서 지금’이라고 대꾸할 수 있게 됐다”며 “대통령이 이 정도인데 분명 이 나라는 좀 더 발전적으로 바뀔 것 같다. 윗물이 맑고 본보기가 깨끗한데 밑에서 바뀌지 않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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