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현(22, 부산시 남구 용당동) 씨는 최근 택시에서 억울하고 황당한 일을 겪었다. 택시에서 토한 것에 대해 택시 기사가 손해 배상으로 10만 원이나 청구한 것. 그는 택시 기사에게 “토할 것 같으니 차 좀 세워달라”고 요구했으나, 택시 기사는 “좀 있으면 집에 도착하는데 내려서 하라”며 차를 세워 주지 않았다. 마 씨는 참지 못해 결국 택시 안에서 토했고, 택시 기사는 손해배상 명목으로 10만 원을 현금으로 요구했다. 마가현 씨는 “바로 토한 것도 아니고 분명 차를 세워달라 했는데 그러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왜 10만 원이나 내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택시’와 ‘토’를 검색하면 관련 사례가 수두룩하다. 법적 강제성과 정확한 기준 없는 손해 배상금 때문에 택시 기사와 언성까지 높이며 다투는 일도 적지 않다. 그들은 “15만 원을 물어줬다”, “택시에 토하는 자체가 영업 방해에 해당되기 때문에 꼭 물어줘야 한다”, “얼마나 지불하는 것이 적당한 정도인지 모르겠다”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술자리 과음 등의 이유로 택시에 토할 경우 부과하는 손해 배상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서울시택시운송조합은 청소비와 영업 손실금 명목으로 최대 15만 원을 지불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조합 내 규정일 뿐 법적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네티즌들은 “15만 원은 너무 과하다”, “그래도 하루 내내 거의 일을 못하는 건데 그 정도는 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김수빈(22, 부산시 서구 대신동) 씨는 “토사물이 묻은 차 시트 청소하는 비용, 청소하고 악취를 제거하는 동안의 영업 손실 등을 고려하면 10만 원은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량현(22) 씨는 “일부러 토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15만 원은 너무 과하다”며 “시트 세탁비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부차적인 것까지 모두 요구하는 것은 좀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법적으로 정확하게 손해 정도에 따른 배상 금액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확한 기준을 법적으로 정해놓아야 택시 기사가 손해 배상금에 덤터기를 씌우는 일도 방지하고, 고객이 자기가 잘못해놓고 우기는 일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택시 기사는 손해 배상금을 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하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차 세차하고 냄새를 제거하는 동안 손님을 받지 못해 감수하는 영업 손실은 누가 책임져야하냐”고 말했다. 그는 “합의 하에 손해 배상금을 얼마로 책정하고 말고 할 것 없이 법적으로 딱 손해 배상 금액이 정해져야 한다. 그래야 서로 억울하거나 얼굴 붉힐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