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미안함, 그리고 기대감...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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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미안함, 그리고 기대감...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 반응
  • 취재기자 한유선
  • 승인 2017.05.24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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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당선돼 마음 가벼워" "살아 계셨으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 한유선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이 23일 봉하마을에서 진행됐다.

(왼쪽에서부터)노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 씨, 권양숙 여사,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정세균 국회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사진: 노무현재단 제공).

이 날 추도식을 찾은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드러냈다.

조강훈(55, 울산시 북구) 씨는 이번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이 네 번째다. 조 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에 울산에 온 적이 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회상했다. 조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정책에 대해서 많이 반대하고 비판도 했었다”며 “서거하고 도와드리지 못했다는 마음에 많이 허망했다”고 밝혔다. 김정훈(54, 부산시 수영구) 씨는 매년 추도식마다 봉하마을을 찾았다. 김 씨는 자신을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도 되기 전 대학생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내가) 대학생 때 같이 막걸리도 한 잔 했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 같은 날에는 그 모습이 더욱 그립다“고 말했다.

노무현 재단 측에 따르면, 이 날 봉하마을을 찾은 시민은 약 5만 명에 달했다(사진: 취재기자 한유선).

시민들 중에서는 그동안 추도식을 찾지 못해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시민들도 있었다. 나누리(34, 부산시 사하구) 씨는 봉하마을을 찾은 것이 이번 추도식이 처음이다. 나 씨는 “추도식을 언젠가는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인사하러 온 만큼 뜻 깊은 날이라서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나 씨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에 그 분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다”며 “그 분이 서거한 뒤 국민들의 민주적인 의식이 깨어났다”고 말했다. 이진아(32, 부산시 북구) 씨도 이번 봉하마을 방문이 처음이다. 이 씨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할 당시 일본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보내고 있었다. 이 씨는 “그동안 여기를 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와서 행사에 참여해보니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텐데 좀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 날 추도식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대통령에 당선되서 대통령 신분으로 추도식 행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을 보기 위해 추도식을 참여한 시민들도 있었다. 김태훈(46, 서울시 종로구) 씨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10번 넘게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하는 가장 뜻 깊은 날이라서 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도사에서 했던 말처럼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에 정말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애(7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자신을 노 전 대통령의 팬이라고 밝혔다. 5공 청문회 시절부터 노 전 대통령을 좋아했다는 최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한 오늘 같은 날은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워서 슬프기도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보니 노무현 대통령이 이긴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 날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대통령으로써 추도식을 찾는 것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문강흥(64, 경남 창원시) 씨는 문 대통령의 인사말을 들은 뒤 “아쉽지만 그게 맞는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씨는 “후보 시절 추도식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켜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며 “이제 나랏일 한다고 바쁠테니 문 대통령이 오지 않을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재단 측 추산에 따르면, 이 날 봉하마을을 찾은 시민들은 약 5만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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