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 “백팩 앞으로 메기(백 허그)” 캠페인 나섰지만,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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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철, “백팩 앞으로 메기(백 허그)” 캠페인 나섰지만, 효과는 "글쎄"
  • 취재기자 차진영
  • 승인 2017.05.24 03: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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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지하철 공간 늘리기 운동...승객들, "홍보 미미해 아는 사람 드물다"는 반응 / 차진영 기자

저녁 6시, 퇴근 시간이 되자 지하철은 사람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빈자리는 고사하고 몸을 움직일 여유조차 없는 공간은 그야말로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한다. 지하철 문 앞쪽은 항상 사람이 몰려 있어 좌석 앞으로 이동해 서보려고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메고 있는 백팩 때문.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뒤로 메는 가방이 공간을 차지해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 안애서 백팩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은 등산용 백백을 맨 사람들 모습. 이런 백팩을 메고 지하철을 타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만원 지하철에서 가방을 뒤로 메는 것은 타인에게 불편을 준다. 정작 백팩을 메고 있는 본인은 인식하기 어렵지만, 커다란 백팩 사이를 승객들이 지나가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매일 지하철로 등교하는 대학생 강주화(22,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씨는 "아침에 지하철 타기가 무섭다. 좌석 앞에 서 있었는데, 뒤에 백팩을 메고 있던 아저씨한테 치여서 자칫하면 넘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이주형(23,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출퇴근 시간을 피해 한산한 오후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등산 가방을 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지하철에 탔다. 이 씨가 사람들을 피해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데, 한 아저씨가 움직이는 바람에 그가 맨 커다란 등산 가방에 꽂혀 있는 스틱에 이 씨가 부딪혀 팔에 멍이 들었던 것.

부산광역시가 주관하는 대중교통 백허그 캠페인 홍보 포스터(사진: 부산광역시 제공).

이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이 '백팩 민폐'를 불편을 호소하자, 부산시는 최근 ‘백 팩 앞으로 메기’운동, 일명 백 허그(bag hug) 켐페인을 시작했다. 공간이 협소한 통로 쪽이 아닌 좌석 쪽으로 가방을 메면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과 서있는 사람 사이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면 가방 사이를 힘들게 지나가지 않아도 돼 승객들은 쾌적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 백허그 캠페인의 효과 홍보 포스터(사진: 부산광역시 제공).

‘백팩 앞으로 메기 캠페인’은 앞서 서울에서 먼저 시행됐다. 서울철도공사는 2014년 ‘전동차 안에서 가방을 선반 위에 올려두거나 손에 들자’는 내용의 짧은 영상을 만들어 홍보했지만, 이는 크게 효과가 없었다. 캠페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알았다고 해도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손민지(21,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씨는 2014년부터 진행된 지하철에서 가방 앞으로 메기 운동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다. 손 씨는 “서울 지하철은 부산 지하철에 비해 공간이 넓은 편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출퇴근 시간만 되면 고통스럽다”며“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방 앞으로 메기 운동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많은 시민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백 허그 캠페인”을 장려하기 위해 서울메트로의 동의를 얻은 LOUD는 가방 브랜드 로우로우(Raw Row)와 협업해 백팩 허그 캠페인을 진행했다. 서울 3호선 지하철의 창에 가방을 안고 있는 픽토그램 스티커를 부착하여 서있는 승객들이 캠페인을 한눈에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장려한 것.

백팩 앞으로 메기 캠페인을 장려하는 픽토그램 스티커 (사진: LOUD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부산에서는 이러한 홍보조차 미미한 실정이다. 승객이 직접 찾아보지 않는 이상 ‘백팩 앞으로 메기’ 캠페인을 알기 어렵고, 지하철에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더라도 많은 이들이 쉽사리 지나치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대학생 차유리(21,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 씨는 지하철역에서 백팩 앞으로 메기 포스터를 봤다고 했다. 차 씨는 “포스터가 눈이 스치는 곳에 있어 잠깐 보고 말았다”며 “지하철 내부에 홍보 포스터가 있는 게 아니어서 주목도가 높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에서 수년간 진행했음에도 ‘백팩 앞으로 메기’캠페인은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캠페인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부산시는 캠페인의 홍보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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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칠 2017-06-11 09:10:49
왜 백팩이 메고 있으면 타인에게 민폐가 되는지 깨달아야죠.
크든 작든 혼잡한 지하철 백팩은 흉기가 됩니다.
지하철 경찰, 공익들 놀리지 마시고 다니면서 계도교육 시키세요. 부산지하철은 서울보다 더 좁은데. 짜증나죠. 백팩메고 핸드폰 보고 있으면 뒤통수 한대 때리고 싶어요. 전세냈냐고.

김연수 2017-05-27 09:41:34
기사보고 요즘 버스타면 가방 앞으로 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