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는데.." 47년만에 누이 만나 눈물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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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는데.." 47년만에 누이 만나 눈물 "펑"
  • 취재기자 이진현
  • 승인 2013.04.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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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찰청, 장기 실종자 가족 찾아주기 3건 결실
▲ 마주잡은 손을 통해 47년만에 만난 가족의 온기를 느낀 이 씨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부산 지방경찰청 제공)

   가족과 헤어져 혼자 살아온 지적 장애인들이 경찰의 노력으로 가족을 찾았다.

 
  부산 사하경찰서(총경 조성환)는 최근 실종아동 발견을 위해 보호시설을 전국적으로 수색하던 도중 가족들을 찾아주는데 성공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경찰은 시빅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종아동 발견을 위해 전국 보호시설을 수색하던 도중 연고지가 없는 지적 장애인들을 찾아 이들의 지문을 채취한 후 국립 과학수사센터의 의뢰해 인적사항을 끈질기게 추적한 결과 가족들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들 중 실종자 이영이(61) 씨는 가족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본래 나이도 되찾았다. 그동안 요양시설에서는 이 씨를 51년생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찾은 가족을 통해 사실은 52년생이었음이 밝혀졌다.
 
  실종자 이 씨는 15세 때 정신질환으로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주례형제 복지원에 입소한 후 곧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이 후 그녀는 여러 보호시설을 거친 끝에 현재 다대 자연병원 요양원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던 도중 뜻하지 않게 47년만에 친형제들과 감동의 상봉을 하게 됐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언니의 생존 사실을 경찰로부터 전해들은 여동생 이모 씨는 깜짝 놀랐다. 남동생과 함께 병원을 찾은 그녀는 경찰 관계자에게 언니를 찾게 해줘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들은 요양원에 있는 이 씨를 앞으로도 자주 찾아와 남은 평생 함께 남매의 정을 나누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자신의 이름마저 잘못 알 정도로 과거를 잊어버린 여동생은 오빠를 만나 자신의 젊은 시절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위) 31년만에 꿈에 그리던 아들을 만난 어머니는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 손주들과 가족사진을 찍었다.(아래) (사진: 부산 지방경찰청 제공)
 
  생후 1개월만에 헤어진 엄마를 찾은 아들도 있었다.
 
  어머니 표모(60) 씨는 32년전 아들 박모(31) 씨를 출산한 직후 자신의 정신분열증세가 두려워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자 남편에게 편지를 남긴 후 무작정 부산으로 향했다. 요양병원 등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표 씨는 사하경찰서 아동여성계의 노력으로 31년만에 지문 분석을 통해 꿈에 그리던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들 박 씨는 출생지 마을 및 경찰서를 방문하며 수소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찾지 못해 포기하고 있던 중 뜻밖의 소식에 반색했다.  
 
  19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홀로 성장한 그는 "돌아가신줄만 알았는데 어머니를 찾게 되어 경찰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면서 "생전에 살아계신 어머니를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연락이 끊긴 여동생을 52년만에 찾은 윤 모씨 역시 "살아생전 동생을 만날 수 있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윤모 씨는 경찰의 이번 보호시설 일제 수색 작전 결과 과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형제간 불화로 헤어진 여동생과 극적으로 만났다. 당시 21살이었던 여동생은 오빠가 군에 입대한 틈을 타 대구에 있던 집을 가출해 부산으로 가출하여 공장에서 생활하다 정신질환을 얻어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다.
 
  오빠 윤 씨는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대구시 전역을 애타게 돌아다녔으나 여동생이 정신질환 여파로 자신의 이름마저 이 씨로 착각해버리는 바람에 끝내 찾지 못했었다. 그러나 윤 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당시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생활하다 동생의 생존 소식을 전해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과거 이들처럼 장기 실종자 수색 도중 가족을 찾아 상봉하게 된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2013년 들어선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장기 실종자들에 대한 수색을 단념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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