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 이어 국가보훈처 사상 첫 여성 처장에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여성 ‘유리천장’ 타파가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 보훈처장에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06년 유방암 수술 후 부당한 전역 조치에 맞서 싸워 다시 군에 복귀함으로써 온 여성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온몸으로 나라 사랑의 의미를 보여준 신임 보훈처장의 임명으로 국가보훈처가 국민과 함께하는 보훈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우진 보훈처장은 1979년 8월 육군 소위로 임관해 육군 205대대에서 육군 최초의 여성 헬리콥터 조종사로 활약했다. 하지만 2002년 유방암이 발생, 수술 후 완치됐지만 2006년 2급 장애 판정을 받으면서 강제 퇴역 처분을 받았다. 당시 군 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암 병력이 있거나 유방 절제 시 전역해야 했다. 피 처장은 군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며 전역 취소 소송을 제기해 2008년에 승소 후 복직했다. 복직 이듬해 계급 정년으로 전역해 예비역 중령이 됐다. 이후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경험도 있다.
피 처장은 보훈처장으로 첫 여성이자 첫 예비역 영관급 출신이고 본인이 보훈대상자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피 처장은 이날 임명 소감에서 “보훈은 안보의 과거이자 미래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보훈정책은 보훈가족을 중심으로 펼치는 따뜻함”이라며 “보훈가족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잊혀진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훈가족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여성 일자리 공약도 시행되면서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의 재취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통계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은 53.0%로 1년 전보다 0.8%p 상승했다. 이는 1996년 6월 통계 작성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경력 단절 여성 정책이 시행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정부의 파격 인사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직장인 추자영(38, 부산시 동래구) 씨는 “정부가 정책 뿐만 아니라 인선에도 (양성평등을) 솔선수범하니 (양성평등에 대한) 민간 인식 개선도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선명(26, 부산시 수영구)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임기 내 남녀동수 내각제 실현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박태섭(59,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대선) 공신한테 자리를 내주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을 앉히니 얼마나 보기 좋으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