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댓글 누르면 공짜 휴대폰 준다고? 알고보니 신종 판매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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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댓글 누르면 공짜 휴대폰 준다고? 알고보니 신종 판매수법
  • 취재기자 차진영
  • 승인 2017.05.12 0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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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요금 정보 알아내곤 휴대폰값 월부로 떠넘겨...인터넷서 "나도 속았다" 고발 속출 / 차진영 기자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총 10분께 최신형 휴대폰을 공짜로 드립니다.”

요즘 SNS 상에서 댓글 하나만 달면 손쉽게 최신형 휴대폰을 가질 수 있다는 게시글이 나타났다. 값비싼 최신형 휴대폰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한 많은 이들은 해당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쓴다. 하지만 이는 무료가 아닌 할부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휴대폰 기기 요금을 분할 납부해야 하는 신종 휴대폰 판매 수법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천효성(26, 부산시 남구) 씨는 이런 휴대폰 판매 수법에 속아 생각지도 못한 요금을 더 내야 했다. 페이스북에서 휴대폰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글을 본 천 씨는 글에서 요구하는 대로 댓글을 달았다. 댓글을 달고 나니, 곧이어 게시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첨을 축하한다며 게시자 본인 가족들에게 몇 대 주고 남는 걸 무료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말한 게시자는 휴대폰을 공짜로 주려면 휴대폰의 할부 내역과 요금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신형 휴대폰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천 씨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최신형 휴대폰을 얻게 된 천 씨는 마냥 운이 좋은 줄만 알았다. 하지만 몇 달 간 청구되는 요금을 보니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천 씨가 휴대폰 고지서를 확인한 결과, 자신의 원래 휴대폰 요금에서 최신형 휴대폰 기기 값이 분할 납부 형태로 더해져 계산되었던 것. 저렴한 휴대폰 요금제로 최신형 기기로 바꿀 수 있다는 말에 혹해 요금제를 알려주고 신형 휴대폰으로 개통했지만, 알고 보니 새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이에 천 씨는 “설마, 내가 이런 수법에 속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다”며 “속임수에 속아 엉뚱하게 과소비를 한 꼴이 돼 버려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법에 당한 것은 천 씨뿐만이 아니다. 대학생 김미지(22, 부산시 사상구) 씨도 같은 수법에 당할 뻔했다. 김 씨도 호기심에 공짜로 휴대폰을 준다는 게시글에 댓글을 달았는데, 바로 당첨되었다는 연락이 왔다고 했다. 하지만 게시자가 요구하는 정보가 의심스러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비슷한 수법의 피해자가 많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 바로 연락을 끊었다. 김 씨는 “만약, 그때 연락을 끊지 않았더라면 이들 사기 수법에 당했을 것”이라며 “역시 SNS 상에서 하는 말은 걸러서 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인터넷상에서는 SNS 휴대폰 나눔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이들의 피해 사례가 많이 올라와 있다. 심지어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호기심에 댓글을 달았다가 당첨이 됐다며 게시자로부터 이것저것 요구하는 일이 생겨 의심이 간다며 질문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페이스북 휴대폰 이벤트 피해자들이 우려 속에서 질문한 모습(사진: 네이버 검색 캡처).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 휴대폰을 무료로 준다는 게시글을 종종 접한 채혜수(22, 부산시 사상구) 씨는 “당첨된다는 보장이 있었다면 나도 참여해봤을 것”이라며 “스크롤을 내리다가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적인 게시 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종 휴대폰 팔이 수법에 대해 법무법인365의 변호사 박원주 씨는 "이러한 사안의 경우에는 증거 확보의 어려움이 있고,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으로 형사 처벌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무료가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또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한 경우에는 상대방 인적사항이 확보가 안 돼서 상대방 특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상대방의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확인하거나 전화 녹취를 통해 증거를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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